뉴욕, 6월15일 (로이터) - 14일(현지시간) 유로가 약세를 나타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말까지 2조5500억유로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QE)을 종료하되,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는 내년 여름내내 유지하겠다고 밝힌 영향이다.
이날 유로는 달러 대비 2주래 최저치 기록했고 일시적으로 1.16달러 아래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부양정책을 지속하려는 ECB의 움직임을 두고, 애널리스트들은 유로존 성장이 둔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와 이탈리아의 정치 혼란, 글로벌 무역 긴장이 이번 정책 결정의 근거라고 설명했다.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금리 인상 시기를 논의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ECB의 정책 결정은 전일 금리 인상 기조를 발표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방침과 대비된다.
ECB가 유로존 경제 부양을 위한 통화완화정책 유지 의지를 밝히자, 유로에 대한 강세 베팅은 줄고 달러와 엔에 대한 투자가 늘었다.
실리콘밸리뱅크의 피터 응 수석 통화 트레이더는 "금리가 내년 중간까지 동결될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은 곤경에 빠졌다"고 말했다.
뉴욕장 후반 유로/달러는 1.59% 내린 1.1602달러를 나타냈다. 지난 2016년 6월24일 브렉시트 결정으로 2.37% 떨어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유로/엔도 1.3% 내린 128.36엔에 거래됐다. 2주래 가장 큰 내림폭을 나타냈다.
현재 투자자들은 ECB가 내년 7월 이전에 금리를 10bp(1bp=0.01%p) 인상할 가능성을 30%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장 초반에는 약 80%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었다.
반면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 금리를 2회 추가 인상하고 내년에 금리 인상을 3회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전일 예상대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1.75~2.00%로 25bp 인상했다. 연준은 견조한 상태인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을 그 근거로 들었다.
디렉션의 에드 에길린스키 대안투자부문 헤드는 "미국과 유럽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있고, 이는 달러화에 호재다"라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중 소매판매는 전월비 0.8%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직전월(4월) 증가율은 0.3%에서 0.4%로 상향 수정됐다. 1년 전보다는 5.9% 증가했다.
연준과 ECB가 차례로 통화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일본은행(BOJ)도 이틀 동안의 통화정책회의를 시작했다. 일본도 최근 성장 둔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에, 정책 변화를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페더레이티드인베스터의 존 시다위 글로벌 토탈 리턴 펀드 매니저는 "BOJ에게서 특별한 내용이 발표되진 않으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파운드/달러는 이날 0.66% 내린 1.328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25% 오른 110.60엔에 거래됐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