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데이터센터 최적화 작업은 1년 이상 지속될 수 없습니다. 정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증설 외에 다른 방법을 찾기 힘들 거예요. D램 수요는 다시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만난 반도체업계 고위관계자는 의외로 담담했다. 한국 경제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반도체 위기론’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서버용 D램의 ‘큰손’인 MAGA(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애플)와 BAT (LON:BATS)(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의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이 하반기를 기점으로 재개되면 ‘2차 반도체 슈퍼 호황’도 가능하다고 그는 내다봤다.
SK하이닉스도 24일 연 ‘2018년 4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똑같은 전망을 내놨다. 지난 8일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할 때 내놓은 ‘올해 반도체 시장은 상저하고(上低下高)가 될 것’이란 견해와 같은 맥락이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업계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서버용 D램 수요 확대와 함께 △인텔의 새로운 중앙처리장치(CPU) 공급 본격화 △스마트폰 고(高)사양화에 따른 반도체 탑재량 증가 △5G(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전장(자동차의 전기·전자장치) 등 신산업용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반도체 업황이 하반기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석 SK하이닉스 D램마케팅담당 상무는 “글로벌 IT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최적화 작업을 마무리하는 올 2~3분기 이후 D램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워크로드(작업량)가 늘어나는 만큼 기존 재고로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이어 “고객 수요를 보면 1분기보다 2분기가 많고 3분기와 4분기에는 더 증가한다”며 “하반기에 연간 수요의 55~60%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서버용 D램과 모바일 D램의 수요 증가율이 각각 20% 중후반과 10% 후반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반도체 경기 반등 전망에 힘입어 이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는 각각 5.54%와 2.50% 급등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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