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 경제인들을 초청해 타운홀 방식으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것과 관련, 재계에서는 '경제 챙기기'는 높이 사면서도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 봤다.
문재인 대통령의 2017년 대기업 대표 간담회 [사진=청와대] |
이번 미팅은 문 대통령의 경제를 챙기겠다는 의지를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미 중소벤처기업계 인사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문 대통령은 이번에 대기업과 중견기업, 그리고 상공회의소 회장단 등과 대화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이에 재계 등에서는 일단 현 정부의 정책 방향이 '경제'에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속적인 노조 편향적인 정책과 기업 옥죄기 등으로 모든 경제지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경제를 챙기겠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평가다.
재계 한 관계자는 "많이 늦었지만 어쨌든 경제를 보겠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청와대 입장에서도 올해 경제를 소홀히 할 경우 더 큰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타운홀 미팅'에 대해 기대하는 경제인들은 드물다. 현 정권의 경제 위기에 대한 인식이 아직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과, 미팅 자체의 형식도 효과를 보기 힘들어 보인다는 이유다.
경제 현장에서는 한국 경제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소득주도 성장' 정책 때문으로 본다. 대표적으로 급격한 최저 임금 상승으로 인해 소상공인들과 중소기업은 물론, 이름 있는 기업들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안없고 일관적인 근로시간 단축으로 기업들은 연구개발 등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현 정권은 '소득주도 성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현재의 어려움은 더 나은 상황을 위한 과도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경제지표 악화와 함께 소득주도 성장의 취지인 서민들의 삶마저 더 악화됐다는 불만이 크다. 일례로 최저 임금 급등은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고, 이는 고용지표 악화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번 미팅에 참가하는 경제계 인사만 128명이다. 여기에 청와대, 정부, 여당 등의 인사까지 포함하면 150명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숫자도 많고, 너무 다양한 산업군 및 이해 관계자들이 섞여 있다는 지적이다.
한 중견기업 임원은 "회사 회의도 20명만 넘어가면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데, 100명이 훌쩍 넘는 상황에서 어떤 생산적인 논의가 될 지 의문"이라며 "결국 대통령과 정부가 형식적으로 애로사항을 들어주는 척하면서 기업인들에게 고용과 투자를 독려하는 자리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 역시 "진정 산업 현장의 어려움이 궁금하고 해결해줄 의지가 있다면 그동안 경총이나 상의 등을 통해서 꾸준히 건의했던 사안들부터 챙겼으면 한다"며 "정권이 끝날 때까지 현장의 어려움을 취합만 하려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jinebi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