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지만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지금은 지분(에쿼티)에 적극 투자해 수익률을 높일 때입니다.”
김호현 한국교직원공제회 기금운용총괄이사(CIO·최고운용책임자·사진)는 18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대체투자 등을 강화해 다진 체력을 바탕으로 공세적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이사는 26조2096억원 규모(2018년 말 기준)인 교직원공제회의 금융투자자산 운용을 총괄한다. 교직원공제회는 운용자산이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등에 비해 적지만 목표수익률이 연 4%대 중·후반으로 연기금 가운데 높은 편이라 자본시장에서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이사는 “미·중 무역분쟁도 원만하게 합의될 것으로 보이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미칠 영향을 감안하면 노딜(no-deal)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도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지나친 비관론은 투자자의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한국 증시는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근 2~3년 새 미국 등 선진국 주식은 크게 올랐지만, 한국 등 신흥국 주식은 지나친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김 이사는 “반도체 경기가 정점을 지났다고 하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증권거래세 폐지 등 정부와 금융당국의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만 뒷받침된다면 증시가 더 오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런 전망에 따라 교직원공제회는 전체 투자자산의 14.6%를 차지하는 국내외 주식투자 비중을 연말까지 17%로 높일 계획이다. 연말 자산이 약 29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조1000억원가량을 주식에 더 넣는 셈이다. 김 이사는 “신흥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시장평균 대비 초과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본다”며 “해외 주식에 대한 분석이 만만치 않은 만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간접투자를 적극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강점을 갖고 있는 대체투자와 관련, 김 이사는 “국내외 대체투자 시장에서 비싼 가격에 자산을 매입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물류센터 및 오피스 빌딩 개발 프로젝트에 초기부터 참여하는 ‘기회추구형’ 투자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대체투자에선 부동산보다는 정부가 보증하는 민관협력(PPP) 인프라 자산에 관심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기업금융 분야에 대해선 “조만간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털(VC)에 대한 출자 공고를 낼 것”이라고 했다.
교직원공제회 공채 3기로 1991년 입사한 김 이사는 전임 강성석 이사의 후임으로 지난달 CIO로 선임됐다. 금융투자부장, 기업금융부장 등을 지냈다. 자본시장에선 교직원공제회의 주식운용 1인자로 통한다. 김 이사는 선임 소감으로 “다른 연기금, 공제회와 보조를 맞춰 국내 증시에 대한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유창재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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