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희 와우바스 사장이 실리콘으로 처리해 물을 내린 뒤 세균의 비산을 막는 위생 변기 시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화장실 변기는 각종 세균의 온상이다. 대변의 대부분은 미생물, 주로 세균으로 이뤄져 있다. 용변 후 양변기의 물을 내릴 때 발생하는 물의 와류로 인해 오물이 튀고 대장균 녹농균 살모넬라균 등 100여 종의 세균이 공기와 함께 욕실 전체에 흩어져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기는 뚜껑(커버)과 시트(앉는 부위) 사이의 공간, 시트 아래 몸무게 지지대(높이 1.5~2㎝) 등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어 비누 칫솔 수건 면도기 등 욕실에 있는 다른 물건을 오염시킬 수 있다. 이는 어린이와 노약자의 피부병 등 각종 질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문제는 변기 뚜껑의 밀폐성을 높이면 해결할 수 있다. 석동희 와우바스 사장(63)이 내놓은 기능성 위생변기 제품 ‘시트케어’는 변기 시트에 실리콘 개스킷(얇은 판 모양의 패킹)을 붙여 물방울이 변기 바깥으로 튀는 것을 막아준다.
물방울이 튀지 않는 기능성 변기 시트
석 사장은 출판인쇄업을 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업을 접었다. 2010년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도움으로 화장실 용품업체 그린데이를 설립했다. 대표 제품이 좌변기에 부착하는 소형 손잡이였다. 석 사장은 좌변기 뚜껑을 손으로 들고 내리기 귀찮아 발로 하다가 아내에게 잔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어느 날 플라스틱 클립을 활용, 좌변기 뚜껑을 쉽게 들어 올릴 수 있는 손잡이를 만들었다. 이 제품을 상품화해 반짝 인기를 누렸지만 2년이 가지 않았다. 중국산 짝퉁 제품이 저가로 들어와 다시 공장 문을 닫았다.
석 사장은 2016년 와우바스를 설립하고 창업진흥원의 재도전 프로그램을 통해 자금 4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번에는 위생적인 좌변기 뚜껑 관련 제품 개발에 나섰다. 석 사장은 “화장실은 습도가 높아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라며 “변기 뚜껑을 닫았을 때 이물질이나 물방울이 욕실에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실리콘 패드를 변기 뚜껑과 변기 시트 개구(구멍) 아래쪽 등 두 군데에 붙였다. 실리콘으로 변기 내외부를 차단하기 때문에 물이 내려가는 소음도 크게 줄여준다. 변기 내 찌든 냄새도 바깥으로 나오지 않는다. 변기 뚜껑에 댐퍼(완충 역할을 하는 경첩) 기능을 넣어 천천히 닫히도록 했다. 변기 시트 안쪽에 항균 필터도 내장했다. 변기 내 오염된 공기도 정화해준다.
비데용 시트 개발하고 마케팅 강화
석 사장은 지난해 경기 가평에 있는 작은 공장에서 제품을 만든 뒤 판매에 나섰다. 유통업체들이 가격을 10만원 이상으로 팔아 소비자가 구매를 망설인다고 판단, 6만원으로 대폭 가격을 낮췄다. 올초 가평군 관공서 등에서 변기 시트를 주문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종합 욕실업체인 로얄컴퍼니는 강남 매장 등에 전시·판매해주기로 했다. 석 사장은 각종 전시회와 박람회에 참가해 제품을 더 많이 알릴 계획이다. 건설사 등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마케팅 활동도 강화할 예정이다.
신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비데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비데용 탈부착 시트를 개발하고 있다. 비데에는 자외선으로 변기 내부를 살균하는 기능도 넣을 예정이다. 석 사장은 “샤워를 하고 세탁과 화장까지 하는 욕실이 위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욕실 환경을 청결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능성 제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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