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아이들과 젊은 사람들이 찾아오질 않습니다. 그게 더 심각해요. 지금보다 미래가 더 걱정입니다.” 한 대형마트 임원의 토로다.
10년 전만 해도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에는 가족 단위 고객이 많았다. 요즘은 50대 이상 소비자가 대부분이다. 아이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가까운 편의점을 찾는다. 20대가 되면 온라인 쇼핑으로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기 시작한다. ‘온라인 쇼핑에 밀리고 편의점에 치이는’ 대형마트의 현주소다.
지난 20여 년간 국내 유통시장을 주도해온 대형마트가 위기를 겪고 있다. 수년간 계속된 쿠팡 등 e커머스의 공세와 편의점 급증으로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가 줄어든 탓이다. ‘미래 고객’인 젊은 층 소비자의 감소가 특히 심각하다.
대형마트의 위기는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이마트는 작년 4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영업이익은 615억원으로 2017년 4분기보다 58.9% 감소했다. 오프라인 매장 중 전년과 실적 비교가 가능한 기존 점포의 매출은 7.4%나 감소했다. 이마트만의 위기가 아니다. 2, 3위인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12일 이마트의 기업 신용등급(Baa2) 하향 조정 검토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유완희 무디스 선임연구원은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부진, 비용 압박 등으로 작년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12~18개월 안에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현재 이마트의 신용등급은 무디스 기준 ‘투자적격’으로 분류되는 10단계 중 9단계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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