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美 '나홀로' 금리인상, 세계경제 조기침체 위험 높여

입력: 2018- 07- 06- 오전 10:43
(칼럼) 美 '나홀로' 금리인상, 세계경제 조기침체 위험 높여

(이 칼럼은 제이미 맥기버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런던, 7월06일 (로이터) - 지난해 세계 경제는 이례적인 위치에 놓였다. 지난 2007~2009년 위기 이후 처음으로 "동시다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중앙은행들은 긴축 통화정책을 동시다발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주요 중앙은행들 중 유일하게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연준이 경기 사이클의 종료를 앞당길 위험이 위험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 경제 전반에 환율전쟁 및 무역전쟁 먹구름이 짙어지는 좋지 않은 시기에 연준과 여타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기조는 점점 갈라지고 있다.

미국 차입비용의 상승에 따른 달러화 강세는 세계 금융시장 환경을 어렵게 하는 큰 요인이다. 특히 이머징마켓이 이 요인에 취약한 편이다. 최근 이머징마켓이 진통을 겪고 있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은 경종을 울리고 있고, 인도 루피아화 가치도 사상 최저치에 이르렀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는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했다. 게다가 중국과 브라질의 증시는 하락세다. 선진국 증시도 마찬가지다. 은행주는 미국 국채 수익률곡선 평탄화에 타격받았고, 성장 전망은 어둡다.

분명한 건, 역사적 기준에 비춰봤을 때는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다. 아울러 미국 이외 선진국과 이머징마켓의 통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인 점은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인한 성장 압박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진행됐던 동시다발적인 성장세에는 이미 균열이 발생했다. 특히 유럽의 성장세 둔화가 두드러졌다. 때문에 연준이 다른 국가들보다 빠르게 정책 정상화의 길을 걷는 상황에서, 정책기조 격차는 더 커질 수도 있다.

이번주 국제통화기금(IMF)은 연준이 "세계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한다면"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이 진행한 부양정책의 규모를 감안할 때, 연준은 "금리 인상을 더 가속화해야할 수도 있다".

BNP파리바자산관리의 브라이언 카터 이머징마켓 국채부문 헤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취임한 뒤 연준 내 "국제주의적" 발언이 사라졌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머징마켓이 미국 긴축의 영향으로 실제 붕괴하더라도, 연준이 금리 인상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가능성은 자넷 옐렌, 벤 버냉키 의장 시절보다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터 헤드는 "파월 의장 아래 연준은 더 내향적으로 변했고, 자국을 더 중시하게 됐다. 이번엔 긴축 정책에 따른 결과가 이전과 다를 것"이라며 "심히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연준이 세계에서 달러화를 거둬들이기 시작하자, 지난 약 3개월 동안 달러화 가치는 7% 가량 상승했다. 캐나다 중앙은행과 영란은행도 금리를 인상하기는 했다. 그러나 연준에 필적할 만한 금리 수준을 나타내는 곳은 없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실질적으로 최소한 1년 안에 금리를 인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중앙은행, 영란은행, ECB는 모두 위기 시절 사용한 부양정책을 종료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들은 모두 성장지향적인 저금리 기조를 선호한다. 이 때문에 미국과 여타 국가들의 금리 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이머징마켓의 중앙은행들은 훨씬 더 까다로운 입장에 놓여있다. 정부와 기업들이 달러화 자금을 많이 빌려온 탓에,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하면 이들의 부채비용부담이 커진다.

이머징마켓 통화 가치 급락은 한번 시작하면 중앙은행 정책으로 멈추기가 매우 어렵다. 국내외 투자자들의 자본도피가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의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 수백억달러를 풀었는데도 자국 통화가치를 높이지 못했던 사례는 지난 25년 동안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았다.

다른 중앙은행들이 연준을 따라 금리를 인상할 수는 있겠지만, 그럴 경우 성장률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 통화 약세를 용인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위험이 통제 불가 수준으로 커지고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오를 수 있다. 외화보유액만 축나는 셈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투자 환경의 위험성을 크게 끌어올린다. 빡빡한 금융 환경, 고유가, 무역전쟁 위험 등에 따른 "삼중 추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HSBC의 전략가들은 이들 요인을 거론하며 미국 국채 수익률은 하락하고 수익률곡선은 평탄화할 것이라는 기존 예상을 유지했다.

HSBC의 전략가들은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현 수준인 2.85%에서 2.3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수익률간 스프레드도 현재 30bp(1bp=0.01%p)에서 10bp로 줄어 곡선이 더 평평해질 것으로 봤다. 최근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10년물 수익률 전망치 중 가장 높은 수치는 3.20%다.

전일 이들은 "지난 6개월 동안 우리는 예상을 벗어나는 다수의 개별 현상들을 축적해왔으며, 이들 사례는 단순한 우연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중앙은행들의 정책 격차, 빡빡해지는 미국 금융환경, 위험자산 가격 조정을 감안할 때 지금은 점진적인 신용경색의 특징이 모두 드러나있다"고 덧붙였다.

(편집 박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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