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5월25일 (로이터) - 북미 정상회담의 전격 취소로 인해서 양국이 다시 '위기 모드'로 돌아갈 위험성이 커졌다. 하지만 모두 작년처럼 전쟁 발발 우려 수준으로 상황이 악화되지는 않도록 신중하게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재개하거나 사이버 공격을 강화하고, 미국은 대북 제재 확대 내지는 새로운 군사력 증강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외교적 채널의 문을 열어두겠다고 밝혔고, 북한도 남한과의 긴장 완화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고 있는 게 분명한 상황에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는 걸 바라지 않는 이상 양측이 언급한 조치들을 취하기 힘들 수도 있다.
네드 프라이스 전 CIA 관리는 "예정됐던 북미 정상회담 취소 결정과 취소 방식을 보면 북미 관계가 다시 갈등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다 신중한 시각을 제시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아시아 전문가는 "전쟁 북(war drum)을 치기는 시기상조다"라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그런 결론을 내리기는 섣부르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미 관계가 악화될지 아닐지 여부는 향후 북한이 취할 행동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에 보다 공격적인 대응을 하기로 결정한다면 중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 재개 같은 보다 위험한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대륙간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를 공식적으로 중단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프리실라 모리우치 전 국가안전국 동아시아와 태평양 사이버 사무소 소장은 "우리는 북한이 일종의 사이버 보복을 취할 걸로 예상한다"면서 미국 정부 부서나 군사 네트워크, 방위업체들과 미국 다국적 기업들을 상대로 한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들었다.
하지만 제프리 베이더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남한과의 관계 개선을 지속하길 희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도발행위'를 자제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면서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을 지속하며 추가 제재 방안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여기에는 국제 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 차단 강화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만일 북한의 주요 교역 상대국인 중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할 경우 상황이 복잡하게 꼬일 수도 있다.
그 밖에 남한 내와 주변에 미국이 공군과 해군력을 강화하며 북한을 압박할 가능성도 일부 제기되고 있지만,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수석 부차관보는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취하지 않는 한 이를 막기 위한 미군의 중대한 군사적 행동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 원문기사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