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30일 (로이터) - 30일부터 이틀간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만나 무역문제를 논의할 예정인 미국이 협상이 결렬되어도 아쉬울 것 없다는 배짱을 부리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말하면서도 미국으로 들어오는 막대한 규모의 관세가 더 좋다고도 말하며 엇갈린 메시지를 주고 있다. 반면 중국은 일관되게 '긍정적 결과를 원한다'고 말하며 회담에 일하는 양측의 온도차를 보여준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9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엇인가를 하는데 매우 근접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내가 그것을 원하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것이 관세와 세금의 형태로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십억 달러"라며 협상에서 우월한 입장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무역문제는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외에도 이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해 회담에 배석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가 밝히면서 무역회담에 대한 낙관론이 약해지고 있다. 나바로 국장은 그동안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백악관 관리는 나바로 국장의 배석이 중국에 무역문제에 대한 미국의 결의를 보여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간 미중 무역분쟁은 미국보다는 중국 측에 더 많은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은 관세때문에 상품에 대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형태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고 있다. 또 무역협상 전망이 밝아지면 미 증시가 오르고 이날처럼 회담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도드라지면 주가가 떨어지는 등 금융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잘 모르겠지만 중국이 합의를 원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우리가 지금 한 거래가 맘에 든다"며 무역합의 대신 고율의 관세 부과 지속 쪽을 택할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반면 중국의 입장은 더 간절하다. 이날 가오 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서 무역분쟁을 해결할 '긍정적인 결과'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추가적인 미국의 관세 부과를 막으려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양국 경제팀들이 이번달 전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도달한 '합의'를 수행하기 위해 서로 접촉중이라고만 말했다.
가오펑 대변인은 상세한 설명은 없이 "나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향해 나아가 이 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중미 경제 및 무역 협력의 본질은 상호 이익과 윈윈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 왔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2020년 대통령선거에서 재선하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실적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하지만 최근 제너럴모터스(GM)가 북미 공장 일부를 폐쇄하고 감원하는 등 미국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그렇기에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마냥 배짱을 부릴 수만은 없는 위치라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GM을 살렸는데, 그 보답이 이거다! 현재 우리는 GM에 대한 보조금 전액 삭감을 모색하고 있다. 전기차도 포함해서 말이다"며 GM을 맹비난했다.
이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수십억 달러가 미국의 금고 속으로 쏟아지고 있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면서 "기업들이 관세를 내고 싶지 않다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라"고 독촉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