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11월20일 (로이터) -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안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장샹천 WTO 대사가 말한 것으로 19일(현지시간) 나타났다. 그는 다른 회원국들이 WTO 개혁을 중국 견제의 기회로 보고있다며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장 대사는 지난 16일 파리 WTO 컨퍼런스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WTO가 중국의 규정위반을 단속하지 못하고 있다고 미국이 주장함에 따라 컨퍼런스에서 외교관들과 관료들은 WTO 개혁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의 지지를 받고 있는 미국은 국가지원업체에 대한 보조금 정책, 철강을 비롯한 기간산업의 생산 과잉, 투자자들에 대한 기술이전 압박 등을 WTO가 엄중히 단속하길 원하고 있다. 중국은 세가지 사안 모두에 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EU의 WTO 상소기구 개혁안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면서 이들의 공조는 다소 약해진 상태다. 미국은 WTO 상소기구가 불공정 무역조치를 시정하기 위한 미국의 전쟁을 방해한다며 비판한 바 있다.
WTO 내 나머지 국가들은 미국이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세계의 견제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EU와 캐나다는 함께 미국을 둘러싼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개혁안에 착수했다.
장 대사는 중국이 EU의 WTO 상소기구 개혁안을 지지하기로 결정했으며, 중국과 EU가 고위급 실무그룹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로이터가 확인한 장 대사의 연설문 사본에 따르면, 그는 "우리는 중국의 WTO 개혁안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사는 파리 컨퍼런스에서 중국 관련 발언과 항의에 귀기울였다며 "우리는 (해당 사항들을) 주의 깊게 조사할 것이며, 국내제도 개혁에 일부 내용이 반영될 수 있는지 보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중국도 과잉설비를 비롯한 문제들의 근본적 원인을 논의할 의사가 있으며, 강제된 견해를 견지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 수립에 달려들기에 앞서, 이를 정확히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 대사는 WTO가 기업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와의 싸움에서 지고 있으며, 부유한 국가들의 농업 보조금을 유의미하게 삭감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며 개혁안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WTO 개혁안이 무역을 자유화하고 투자를 촉진하는 내용으로 가야하지만, 한편으로 개혁안은 점진적이어야 하며 '파격적인 목표'(moonshot targets)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WTO가 특정 국가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사용돼선 안된다고도 주장했다.
장 대사는 "직설적으로 말해 죄송하지만, 일각에서 개혁안을 빌미로 중국을 규정에 구속해 발전을 제한하기를 원한다면, 이들은 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진정한 개혁이라면, 우리도 이를 추진하겠다. 만약 이것이 함정이라면, 그 부분에서는 멀어지는게 우리 모두에게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