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 11월06일 (로이터) - 길고 검은 머리카락이 잘려나가는 것을 보며 자자린 씨는 눈물을 지었다. 그러나 이 머리카락은 그녀가 월세를 낼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미얀마의 상업 중심지인 양곤에서 인모를 사는 일을 하는 진마르 씨는 20인치(51cm) 길이의 머리카락를 사는 대가로 자자린 씨에게 미얀마의 주당 최저 임금에 해당하는 13달러를 지불했다.
올해 15세인 자자린 씨는 "머리를 깎는 게 아주 조금 아플 뿐"이라며 "월세를 내야 할 때였다"고 밝혔다.
이 머리카락은 지구 반대편에서 버마산 인모 가발이나 붙임머리로 가공되고 포장되어 수백 달러에 팔릴 것이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긴 머리는 미(美)의 상징이며 종교적 의미 또한 가지고 있다. 승려와 비구니들은 겸손함을 드러내기 위해 머리를 삭발한다.
개인과 소규모 공급자들에게서 머리카락을 사들이는 23세의 윈 고 씨는 "전 세계 사람들이 진줏빛으로 빛나는 미얀마인들의 모발을 원한다"고 밝혔다.
머리카락 거래의 역사는 수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미얀마 국민들은 개방이 이루어진 약 10년 전 처음으로 이러한 경제적 기회를 잡았다.
미얀마는 현재 수백만 달러 규모인 모발 거래 산업의 중심에 있다. 국제연합(UN)은 2010년 이후 미얀마의 모발 거래 규모가 약 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얀마는 2017년 한 해에만 승용차 1,160대 무게의 머리카락을 수출해 620만 달러를 벌었다.
이러한 무역은 모발을 공급하고, 처리하고, 수출하는 수천 명의 사람들을 업계에 끌어들였다.
붙임머리나 가발로 가공되기 위해 수출되는 모발은 미얀마에서 빗질되고, 씻겨지고 포장된다. 이러한 모발은 대부분 중국으로 운송된다.
대부분의 업체가 정부의 규제 밖에 있어 모발 거래에 관련된 정확한 수치를 얻기는 힘들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시작한 모발 거래 업체인 텟 나이 린의 민조오 씨는 "영국,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 미국의 흑인 여성들이 주된 고객들"이라고 밝혔다.
유튜브에서 '버마산 인모'를 검색하면 인모 가발과 붙임머리를 홍보하는 수천 개의 동영상이 나온다.
한 미용 블로거인 'MakeupD0l'은 "버마산 인모는 인도산만큼 부드럽지는 않지만 브라질산만큼 거칠지도 않다"고 말했다. 현재 그녀는 6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으며 가발 판매로 900달러까지 번다.
◆ 염색, 파마, 커트
양곤 인세인에서 판매업자들은 패션 트렌드로 인해 파마와 염색을 하지 않은 긴 머리카락을 찾기가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그들은 미얀마에서 새해를 축하하는 4월이 머리카락을 구입하기에는 적기라고 밝혔다. 종교에 귀의하기 위해 준비하는 많은 여성들이 삭발하기 전 머리카락을 잘라 팔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얀마에서 수출되는 대부분의 머리카락은 잘라낸 것이 아니라 빠진 것을 모은 것이다. 조 이모라고 불러달라고 밝힌 한 업주는 빗에 뭉친 머리카락을 샀다며 자연스럽게 빠진 머리라고 밝혔다.
1온스당 약 55센트를 지불하고 머리카락을 산 이 업주는 가족들과 이웃들이 중개업자에게 넘기기 전 엉킨 머리카락을 풀고 빗질할 수 있도록 비닐봉지에 머리카락을 담아갔다.
미얀마의 국경 도시인 뮤즈까지 운반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트럭에 실으며 중개업자인 윈고 씨는 "중개업자를 고르기만 하면 중국 상인들에게 팔 수 있도록 주선해준다"고 밝혔다.
잘려나간 머리카락을 보며 슬퍼하는 자자린 씨에게 진마르 씨는 동정을 표했다.
"머리카락을 자르러 온 김에 돈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원문기사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