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0일 (로이터) - 중국 남부에서 활동 중인 미국 기업의 70% 이상이 무역전쟁때문에 이윤이 줄어 더 이상의 투자를 미루고 제조업의 일부 또는 전부를 다른 나라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남중국 미 상공회의소가 이 지역의 제조업체 3분의 1에 해당하는 219개 기업을 대상으로 9월21일에서 10월10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활동중인 미국 기업들은 다른 나라 기업들보다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더 고통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조사에 따르면 기업 중 64%는 중국 외 지역으로, 1%만이 북미로 생산라인을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절반만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전을 선호하는 대상 지역으로는 동남아시아로, 공급망과 산업단지 모두를 이 곳으로 옮기고 싶어했다.
미국 기업들은 베트남, 독일, 일본과의 경쟁 심화에 직면해 있다고 했고, 중국 기업들은 베트남, 인도, 미국, 한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답했다.
할리 세예딘 상공회의소 의장은 "고객들은 주문을 늦추거나 아예 하지 않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더 확실한 때가 올 때까지 주문을 미루고 있거나 때때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손해를 보더라도 더 싼 제품을 기꺼이 제공하려는 다른 경쟁자들에게로 옮겨가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점유율에서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는 일단 점유율을 잃으면 다시 회복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조사는 미국의 중국산 제품 2000억달러에 대한 관세부과 직후에 이뤄졌다. 그 후 중국은 600억달러 규모 미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로 맞섰다. 도소매업종의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반면 농업관련 기업들은 중국의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응답자 중 거의 80%는 관세가 자신들의 사업에 타격을 주었고 미국의 관세가 중국의 관세보다 약간 더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들의 약 85%는 관세로 고통받았다고 한 반면 중국 기업들은 약 70%와 그와 같은 대답을 했다. 다른 나라의 기업들도 미국 기업들과 비슷한 답변을 했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판매 상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윤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다른 우려 사항으로는 조달 관리 어려움과 매출 감소가 있었다.
기업 중 3분의 1은 무역 분쟁이 100만 달러에서 5000만 달러만큼 사업 규모를 감소시켰다고 추산했다. 기업들 10%는 2억 5000만 달러 이상의 대규모 사업 손실을 보고하였다.
조사에 응한 회사들 중 거의 절반은 관료주의적 감독 강화와 세관 통관 지연 등 비관세 장벽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그간 중국 기업이 무역 규모로는 미국과 필적할 수 없기때문에 관세가 아닌 이같은 수단에 의존할 것이라고 미 기업들에 경고해왔다.
또 이번 조사 결과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도시와 지방에 대한 압박도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국내총생산(GDP)기준으로 중국에서 가장 큰 성인 광둥성은 8개월간 수출이 줄었다고 보고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