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10월30일 (로이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9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미국의 부품, 소프트웨어, 기술재 수출을 차단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및 기술갈등에 또 다른 전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산 제품 수입을 제한하는 '별도 목록'(Entity List)에 푸젠진화반도체를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 업체의 새로운 메모리칩 생산능력이 군사시스템에 동종 칩을 납품하는 미국 업체들의 생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명서에서 상무부는 푸젠진화반도체가 "미국의 이해관계에 반하는 활동에 연루될 상당한 위험(significant risk)을 내포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번 상무부의 조치는 올 초 중국 통신기기 제조업체 ZTE(중국명 중흥통신)를 제재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에도 미국 상무부는 ZTE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부품 판매를 7년간 금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ZTE는 이란 및 북한제재를 위반한 탓에 규제를 받았다. 이후 ZTE는 14억달러 벌금을 부과받은 뒤 다시 시장접근을 허용받은 바 있다.
푸젠진화반도체 규제는 미국과 중국간 무역마찰의 새로운 불씨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 업체는 새로운 첨단기술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메이드인차이나 2025' 프로그램의 중심부에 있다.
푸젠진화반도체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적 불만사항과 관련된 업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제도적으로 미국의 기술을 훔치거나 이전을 강요한다며 주장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푸젠진화반도체와 대만 협력업체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는 미국 반도체제조업체 마이크론으로부터 고소당하기도 했다. 이들 업체가 마이크론 직원들을 빼돌려 칩 디자인을 훔쳐갔다는 혐의다. 해당 사건은 아직 캘리포니아 법원에서 판결이 진행 중이다.
이에 UMC도 마이크론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중국 법원을 통해 맞고소한 바 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성명서를 통해 푸젠진화반도체의 새로운 공장이 '미국 기술'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 업체의 추가 생산이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장기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외국 업체들이 우리 국가안보에 반하는 활동에 연루될 경우, 우리는 국가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푸젠진화반도체를 별도 목록에 등재하면, 우리 군사시스템 내 필수 부품들의 공급사슬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