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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9월12일 (로이터) -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리먼브라더스 붕괴 후 10년을 되돌아보며 이제는 사망 직전까지 갔던 경험이 재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당국이 순순히 그렇게 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세대에 한 번 뿐일 금융 붕괴와 경제적 재앙은 너무나 심각해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의 표현을 빌리자면 당국은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다.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10년 전 정도의 금융 위기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억지다. 실제로 10년 전 위기의 뿌리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도 멀쩡히 살아있다.
어느 정도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다음 번 붕괴는 아마도 금융 생태계의 다른 부분에서 싹 터 확산될 것이라는 점이다. 익숙한 경고 신호들이 깜박일 것이나, 한 번 위기를 초래했던 요인은 다시 위기를 초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금융 붕괴는 보통 다음 중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요인들로 인한 것이다. 가계 또는 기업 부문의 높은 부채와 레버리지, 리스크 테이킹 증가, 투자자들의 과도한 현실 안주, 낮은 변동성으로 인한 탐욕과 윤택함, 금리 상승, 기업 이익 감소 등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도 이런 여건들이 각기 정도는 다르지만 아직도 자리를 잡고 있다는 신호들이 있다. 부채 수준은 현재 경기 대침체 이전보다 더 높다. 맥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총 부채는 지난해 2007년의 97조달러보다 늘어난 169조달러를 기록했다.
은행시스템 내 레버리지는 현재 낮지만, 10년간 유지된 제로에 가까운 금리와 매우 낮은 변동성은 금융 생태계 전반에서 투기와 리스크 테이킹을 부추겼다. 아르헨티나가 요란하게 100년 만기 채권을 도입한 것이 불과 1년 전이었다는 것을 기억하라.
세계 경제와 시장, 그리고 재정 및 통화정책은 2008년 9월15일 리먼브라더스의 붕괴로 초래됱 금융위기 이후 급격하게 변화했다.
금리는 낮고, 중앙은행 자산은 부풀려졌으며, 국가 부채 수준은 매우 높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정책입안자들은 위기 대응 수단이 떨어져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중앙은행들은 금융시장에 붙박이 같은 존재가 되었고, 금리나 대차대조표를 위기 이전의 "정상" 수준으로 돌려놓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인다.
양적완화와 제로금리 등 일본의 이례적인 조치, 그리고 지난 20년 간의 성장 부진은 우리가 선진국들에게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유용한 가이드다.
◆ "알려진 무지"
또 알고리즘 거래의 급속한 발전, 이제 수 조 달러 규모에 달하는 패시브 및 ETF 주도의 투자, 가상화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확산 등 새로운 시장 리스크들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은 점차 취약해지는 정치적, 구조적 환경과 대비된다. 포퓰리즘, 극우, 강압적 리더들이 부상하고, 세계화는 약해지고 있으며, 정부와 기관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는 약해지고 있다. 이는 치명적인 조합이 될 수 있다.
연준의 주도로 글로벌 차입비용은 증가하고 있다. 상승세는 점진적일지 몰라도 역사상 가장 낮은 바닥에서 올라오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맥락은 전례가 없는 것이다. 미국의 금리 상승은 얼마나 느리게 상승하는지와 관계없이 자산시장에는 희소식일리 없다.
회사채, 특히 중국의 회사채 시장은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에 취약하다. 터키와 아르헨티나의 사례에서 보듯 해외 자본에 의존하고 있는 신흥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른 신흥국가들이 받는 압박도 강해지고 있지만 확산은 아직 제한적이다. 당혹스럽게도 선진시장은 대부분 영향을 받지 않은 상태다.
어쩌면 경제 성장, 기업 순익성, 자산 가격이 중앙은행들이 2008년 이후 금융시스템에 쏟아부은 조 단위의 유동성 때문에 부풀려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서서히 상황은 반전되고 있다.
금융시장 전반에 어느 정도 안주하는 분위기가 있고, 많은 리스크들과 인화점이 될 만한 것들은 잘 인지가 되고 있다. 도널드 럼스펠드의 말로는 이런 것들은 모두 '알려진 무지(known unknowns)'다.
여기에는 중국의 회사채 붕괴,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로 촉발된 신흥시장 붕괴, 미국 기업 순익 급감, 유로존 와해, 글로벌 무역전쟁, 유가 폭락, 인플레이션 급등 등도 포함된다.
물론 무엇이 하강을 초래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과, 비상 계획을 만드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다. 이탈리아가 미래의 알 수 없는 시점에 유로존을 떠날 가능성에 어떻게 적절히 대비할 수 있겠는가?
투자자들은 맞든 틀리든 단순히 최선을 희망한다. 유로존이 2012년 그렉시트와 와해를 모면했다면, 확실히 또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백악관의 어느 누구도 전면적인 글로벌 무역전쟁을 진정으로 원하지는 않지 않을까?
글쎄.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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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phic: The aftermath of the financial crisis https://tmsnrt.rs/2wRXjI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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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