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토론토, 9월03일 (로이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멕시코와의 무역협정에 서명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날 미국과 캐나다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재협상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종료됐다.
로버츠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의 관리들이 캐나다 측 관리들과 다음 달 5일 미국, 멕시코, 캐나다 3국간의 합의를 목표로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3국 모두 NAFTA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으며 지난 27일 미국과 멕시코는 양자 합의에 타결했다고 발표, 이번 주 캐나다에 합류를 위한 길을 터줬다. 하지만 이날 협상마감시한에서는 합의가 끝내 불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공개를 전제로 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캐나다와의 어떠한 무역협상도 "완전히 미국 측 조건으로" 타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이 같은 발언을 시인했다. 트위터에는 "캐나다는 최소한 내 입장을 알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단지 아무 협상에나 합의해서" 서명하지는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초 협상 타결 불발 보도가 전해진 직후 미 달러화 대비 캐나다 달러는 약세를 나타냈다. 캐나다 증시는 0.5% 하락 상태를 나타냈다. 트럼프의 무역에 대한 강경한 발언으로 인해 글로벌 증시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낙농 부문의 양보를 제안하며 프릴랜드 장관이 거듭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NAFTA의 제19장(반덤핑 및 상계관세 분쟁 해결 절차)을 유지하자는 캐나다 측 제안을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거부했다고 캐나다 일간지인 '더글로브앤드메일'이 이날 보도했다.
하지만 USTR 대변인은 캐나다가 낙농을 포함한 농업 부문에서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제19장을 철폐하자는 입장이다. 덤핑과 보조금지급 사례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를 방해한다는 이유에서다. 라이프하이저 대표에 따르면 멕시코는 철폐에 찬성했다. 하지만 캐나다로서는 제19장이 양보할 수 없는 '레드 라인'이다.
프릴랜드 장관은 "우리는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캐나다가 추구하는 것은 좋은 거래이지 아무 거래나 다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의 높은 낙농 부문 관세로 인해 미국 농부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한다. 농민들은 공화당의 중요한 정치적 기반이다. 하지만 낙농업자들 역시 캐나다에서는 정치적 영향력이 크다. 이 부문에서 양보할 경우 내년 연방 총선거를 앞두고 집권 캐나다의 자유당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행한 연설에서 "캐나다를 좋아한다"면서도 "하지만 캐나다는 지난 수년간 미국을 이용해왔다"고 비난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