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월1일 (로이터) - 글로벌 파생규제 여파가 서울 외환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의 '비(非)CCP청산 장외파생상품거래 증거금 부과 의무'에 따르면 향후 청산소(CCP)를 통하지 않고 장외파생상품을 거래하는 금융기관은 개시증거금(Initial Margin)과 변동증거금(Variation Margin)을 따로 적립해야 한다.
이중 당장 이달부터 3조 유로가 넘는 금융기관은 개시증거금 규제를 적용받는데 서울 외환시장이 이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갔다.
즉 장외(OTC)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에 대해서는 증거금을 쌓아야 하는데 이로 인해 NDF 거래가 직격탄을 받게 된 셈이다.
이전부터 이같은 규제에 대한 사전 작업이 있었지만 실제 적용되는 현 시점에 규제 적용 은행들간의 혼선이 적지 않은 가운데 거래 상대방에 대한 리스크도 함께 확대된 상태다.
전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픽싱 매도 물량이 쏟아진 것도 이에 따른 영향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NDF 포지션을 갖고 있던 역외 투자자들이 만기 롤오버를 하지 않고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기존 포지션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청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로이터에 따르면 싱가포르 및 홍콩 역시 이같은 규제에 따른 시장 혼선 속에서 NDF 거래를 포함한 OTC 거래 또한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현재 역외 투자자들의 경우 직접적인 제약을 받는 가운데 NDF 거래에 혼선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NDF 포지션을 선제적으로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이에 환율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분간 NDF 거래 유동성이 더욱 부족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은행의 경우 현 시점에선 본 규제에 대한 적용대상이 아니다.
개시증거금의 경우 장외파생상품거래 규모가 3조 유로가 넘는 회사의 경우 9월부터 적용되고 2.25조 유로는 2018년 9월, 2018년 9월에는 1.5조 유로, 2019년 9월에는 0.75조 유로, 2020년 9월에는 80억유로 이상인 금융기관이 해당된다. 이 때문에 국내금융기관은 2020년 9월까지 개시증거금 교환의무의 적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예나 기자; 편집 임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