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재개된 관세 전면전으로 인해 이른바 ‘Chimerica(China-America)'의 경제 상생 시스템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중국 정책자 및 석학들 사이에 지난 수 십 년에 걸쳐 구축된 미국과 경제적 공존 체제가 무너질 가능성이 제기된 한편 워싱턴 정치권에서도 양국의 ‘디커플링’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사진=바이두] |
양국 경제가 씨실과 날실처럼 얽힌 사실은 각종 데이터를 통해 확인된다.
무엇보다 지난해 기준 전세계 1~2위 경제국의 상품 무역 규모가 7000억달러에 달했고, 나이키와 보잉, 애플 등 미국 간판급 기업에 중국은 주요 생산 거점인 동시에 시장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미국 국채를 1조1000억달러 보유한 최대 채권국에 해당한다. 선트러스트의 키스 러너 전략가는 CNN과 인터뷰에서 “양국은 상호 공존하기 위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일부에서는 복잡하게 얽힌 경제 구조가 이들 정부에 타협을 압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와 정면으로 상반되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최근 발표된 관세가 장기화될 경우 양국의 경제 네트워크 자체가 깨질 것이라는 경고다.
이미 기업들 사이에 이 같은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중국에서 생산한 패션 상품을 아마존과 그 밖에 유통 채널을 통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현지 사업가 우 신춘 씨는 앞으로 투자 무게 중심을 미국에서 중국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정책 리스크를 앞세운 이 같은 움직임이 중국과 미국 기업들 사이에 번지면서 양국의 경제적 연결고리가 점차 느슨해진 뒤 궁극적으로 끊어지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관세 이외에 트럼프 대통령과 매파 정책자들은 미국 기업들에게 중국을 포함한 해외 생산라인의 국내 이전을 압박하는 등 보호주의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고,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 제한과 학술 교류 축소 등 소위 ‘디커플링’이 여러 각도에서 시도되는 상황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 냉전이 본격화, 전세계가 무역은 물론이고 기술과 각종 산업 표준, 인적 교류 등 다방면에서 둘로 갈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 이른바 Chimerica의 종료를 예고했다.
중국에서는 미국과 손을 놓은 이후 실물경기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지렛대 효과가 사라진 뒤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항저우의 인터넷 업체 대표 펑 다허 씨는 위챗을 통해 “우리 세대가 일생 동안 경험했던 경제 성장과 혁신이 파국을 맞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주요 외신과 석학들은 G2(미국과 중국)의 마찰이 단순히 무역이나 관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단기적인 해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의 관세 인상은 거대한 경제적 지각 변동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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