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융 수용성과 결제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블록체인 연구와 실험을 진행 중이다.
3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은 최근 보고서에서 "40개 이상의 중앙은행들이 블록체인 활용 방안을 검토하거나 중앙은행 발행 암호화폐(CBDC)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CBDC는 법정화폐를 분산원장에 디지털 형식으로 표시한다. P2P 방식을 통해 거래 비용과 속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 블록체인˙분산원장기술 부문 수석이자 보고서 주요 저자인 애슐리 란퀴스트(Ashley Lannquist)는 “중앙은행이 암호화폐를 연구하는 사례가 매우 많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발행 가능성을 열어두고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 조사하거나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있는 중앙은행은 최소 44곳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CBDC가 "고객확인절차(KYC), 자금세탁방지절차(AML) 등 규제 이행을 강화하고 현금 사용과 탈세, 부패, 불법 활동 등을 줄일 수 있다"고 짚었다. 또한 상업 은행 독점 견제와 민간 결제 기술 대체 가능성도 제기했다.
우려 사항으로는 거래 확장성, 키 관리, 거래 속도 등 블록체인 기술 한계와 CBDC 미도입 인구의 금융 소외, 탈금융중개화로 인한 금융 안정성 위협 등이 거론됐다. 수석은 중앙은행이 기술적, 정책적 측면을 신중히 검토하여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석은 "이미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춘 중앙은행 다수는 CBDC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분산원장기술 장점이 발휘될 수 있는 곳은 결제 시스템이 비효율적인 신흥 국가들"이라며 2~3년 내 소수의 중앙은행만이 CBDC를 발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캄보디아 국영은행은 올해 안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국가 결제 시스템에 통합할 계획이다. 은행은 국민들 대다수가 은행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점, 은행 시스템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점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파일럿 프로그램이 아니라 10개 은행에 직접 도입하는 대규모 실험을 준비 중이다.
프랑스 은행도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으로 단일 유로 결제 지역(SEPA) 운용 프로세스를 대체하기 위해 이더리움 기술을 연구, 활용하고 있다.
애슐리 란퀴스트 수석은 캄보디아 중앙은행 사례와 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공유하고 중앙은행 간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해당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수석은 "많은 기관들이 3~4년간 조용히 연구를 진행해왔다. 블록체인 영역에 첫 발을 디딘 중앙은행과 이미 활용 단계에 있는 중앙은행이 협력하도록 연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80%, 경제 생산량 90% 이상을 차지하는 63개국 중앙은행 70% 이상이 CBDC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 IBM (NYSE:IBM) 조사에서도 중앙은행들이 대부분 CBDC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확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