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이 워크아웃 5년차에 들어간 동부제철 매각에 나섬에 따라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연 매출 2조5000억원 수준인 동부제철은 매출 기준으로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그룹, 동국제강에 이은 국내 철강업계 5위 업체다. 연간 300만t의 열연을 생산할 수 있는 전기로, 180만t의 냉연생산 설비를 갖춘 당진공장과 컬러강판 형강 등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 등 두 곳의 생산 기지를 갖고 있다.
채권단의 동부제철 매각 시도는 처음은 아니다. 2015년 10월 동부제철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경영권을 동부그룹으로부터 넘겨받은 채권단은 계열사 패키지 딜, 당진 전기로 분리 매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매각을 시도했다. 하지만 2017년 성사 직전까지 갔던 이란 카베스틸로의 당진 전기로 인수가 국제 사회의 대이란 제재 여파로 불발되는 등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게 채권단 측 설명이다. 동부제철은 신규 자금 유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동부제철은 자체 구조조정만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새 주인으로부터 투자금을 수혈받아야 재무구조를 안정시키고 신규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인수자가 없어 실패한 매각 카드를 자신 있게 다시 꺼내든 점을 고려할 때 원매자를 사전에 물색해 놓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1954년 일신제강으로 설립된 동부제철은 1985년 동부그룹에 편입됐다.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이 2009년 충남 당진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기로 제철소를 건립하면서 일관제철 회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철강경기가 나빠지면서 당진 제철소는 동부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맞는 단초가 됐다. 결국 2014년 7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데 이어 이듬해 10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동부제철 인수 후보로는 해외 업체들이 주로 거론된다. 철강업 침체와 맞물려 국내 업체들은 인수에 소극적이란 평가가 많다.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철강산업이 호조인 미국과 서해를 사이에 두고 있는 중국 철강 업체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서해로 나가는 항만과 인접한 당진공장은 이전부터 중국 업체들이 눈독을 들여왔다”며 “동부제철 매각 향방에 따라 철강업계의 판도가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박상용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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