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우려에도 기업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3년 10개월 만에 연 4%에 도달했다. 기업대출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금리까지 올라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58%로 한 달 전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이 기준 금리를 추가 인상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가계대출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5월 연 3.75%와 비교하면 0.17%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16년 11월(3.04%) 이후 최저치인 연 3.12%까지 내려갔다.
반면 지난달 기업대출 금리는 연 3.81%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2015년 3월(3.81%) 후 3년 10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연 3.62%로 가계대출 금리와 동일한 수준이었지만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하며 차이를 2%포인트 이상 벌렸다.
기업 규모별로 대기업 대출은 전월 대비 0.08%포인트 오른 연 3.81%, 중기 대출은 0.02%포인트 오른 연 4.0%였다. 중기 대출 금리가 연 4%대를 기록한 것은 2015년 3월(4.02%) 후 처음이다.
비은행 금융회사 중에선 상호저축은행 대출 금리가 연 11.36%로 한 달 사이 1.08%포인트 급등했다. 금리 상승 폭은 2017년 1월(1.08%포인트) 후 가장 크다. 저축은행들이 연초 대출 영업을 강화해 고금리 대출이 늘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상호금융(4.14%→4.21%), 새마을금고(4.50%→4.51%)의 대출 금리도 상승했다. 신용협동조합(4.80%)만 0.02%포인트 내렸다.
예금 금리는 신협이 연 2.61%에서 2.62%로, 상호금융은 연 2.26%에서 2.35%로, 새마을금고는 연 2.56%에서 2.60%로 올랐다. 상호저축은행(2.61%) 예금 금리는 0.08%포인트 하락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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