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뇌졸중 의료영상 진단기기를 개발한 JLK인스펙션. 2014년 설립된 이 회사는 이듬해 5월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15억원을 투자받았다. 투자받은 자금은 연구개발(R&D) 등에 썼다. 하지만 오래 못 갔다. 기보는 JLK인스펙션이 갖고 있는 기술의 시장성을 높게 평가해 기보의 기술 평가 회의에 참여하는 민간 벤처캐피털(VC)에 이 업체를 소개했다. 그 결과 지난해까지 이 회사는 BNH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메디치 등 13개 VC로부터 총 155억원을 투자받을 수 있었다. 투자자금으로 시제품을 만들고 임상시험을 진행해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AI 의료기기로 승인받았다. 오는 4~5월께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다.
기술보증기금이 기술 금융 조직에서 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으로 변신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윤모 기보 이사장(사진)은 22일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보증 4조5000억원을 포함해 올해 총 20조2000억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중소·벤처기업 혁신성장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공적 투자도 강화해 창업시장에서 민간 투자를 끌어당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보는 올 상반기 중 민간 VC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기보로부터 투자·보증 지원을 받은 우수기술 보유 기업의 정보를 민간 VC에 제공하는 투자정보 플랫폼을 올 상반기 운영할 예정이다.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 기술력이 뛰어난 업체들이 VC로부터 손쉽게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정 이사장은 또 독일 정부가 설립한 기술이전 기관인 슈타인바이스를 벤치마킹한 ‘한국식 슈타인바이스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슈타인바이스는 지난해 기준 기술이전을 통해 1억6200만유로(약 2073억원)의 수익을 냈다.
지식재산(IP) 기반의 기술 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특허자동평가시스템(KPAS)도 개발했다. 종전까지 변리사와 변호사 등이 특허 가치를 산출해내는 데 한 달 이상이 걸렸지만 다음달부터 운영 예정인 KPAS 시스템에 해당 기업의 3년 매출과 특허 번호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1분 만에 특허 가치금액이 산출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번지는 싸움
기보 "기술평가 역량 강화하겠다"…특허자동평가 시스템 도입
행마의 초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