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이 연내 매물로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에 나서는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3일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KDB생명이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경영정상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말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 관계자들과 만나 KDB생명의 긍정적인 미래에 대해 설명했다”며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공개입찰에 부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산은은 2010년 경영난에 빠진 금호그룹을 지원하기 위해 6500억원을 들여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산은은 KDB생명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산은은 지금까지 KDB생명 경영정상화를 위해 1조원가량의 자금을 투입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産銀 'KDB생명 매각' 네 번째 시도…"확실한 흑자기조"
정재욱 사장 취임 후 체질 개선
산업은행은 2014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KDB생명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매각 과정에서 KDB생명에 대한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등 견제가 심했다”며 “대주주인 산은이 다른 출자회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KDB생명에 큰 관심을 갖지 못한 것도 매각이 실패했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매각이 번번이 무산되면서 KDB생명 실적은 2015년부터 추락하기 시작했다. 2014년 655억원이던 KDB생명의 당기순이익은 2015년 273억원으로 감소했다. 2016년과 2017년엔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2년 동안은 KDB생명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매각에 앞서 구조조정과 경영쇄신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보험 전문가인 정재욱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를 KDB생명의 새 구원투수로 영입했다. 지난해 2월 KDB생명 사장으로 취임한 정 사장은 1년 만에 회사 체질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5월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지급여력(RBC) 비율을 끌어올렸다.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저축성 상품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 상품 비중은 대폭 확대했다. 이 회장도 정 사장으로부터 한 달 주기로 실적 보고를 받는 등 KDB생명 경영 상황을 직접 챙겼다.
이 회장은 “당초 경영 정상화 기간을 2년으로 예상했지만 정 사장 취임 후 KDB생명이 빠르게 정상화됐다”며 “올해도 흑자가 예상되는 등 흑자기조로 확실히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외 기업을 막론하고 공개입찰에 부칠 것”이라며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매각 준비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경민/임현우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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