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5일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최근 며칠새 나왔던 반등 기대감을 약화시키고 있다. "나는 관세맨이다"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 마디에 미·중 무역분쟁 휴전 합의 이후 잠시 뜨겁게 달아올랐던 증시 분위기가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11포인트(0.67%) 내린 2100.24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장중 한때 1% 이상 큰 낙폭을 보이기도 했다.
간밤 폭락한 미국증시가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다. 4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9.36포인트(3.10%) 급락한 25,027.07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장 중 800포인트 이상 내리면서 지난 10월10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0.31포인트(3.24%) 급락한 2700.06에 장을 마감했다. S&P 500지수는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83.09포인트(3.80%) 폭락한 7158.43에 거래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가 악재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자신은 '관세 맨(Tariff Man)'이라면서 중국과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중국을 향해 관세 부과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시장에서는 미·중 관세휴전 효과가 단기간에 약발이 다했다는 불안감이 나왔다. 여기에 미국 정부 내에서부터 추가적인 협상 기간인 90일의 시작 시점을 두고 혼선이 제기된 점 등이 향후 협상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키웠다. 중국 측에서는 90일 협상 기관에 관한 언급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대중 강경파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를 중국과의 90일 무역협상의 얼굴로 내세운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미국은 90일간의 유예기간이 2019년 1월부터라고 언급했지만 전날 백악관은 기간은 지난 12월1일부터 시작된다고 발표했다"며 "무역협상 기간이 단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경기 감속에 대한 불안감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는 모습이다. 밤새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의 격차(스프레드)는 10bp로 약 11년래 최저치 수준으로 좁혀졌다. 전일에는 2년물 및 3년물 금리가 11년 만에 5년물 금리를 앞질렀다. 장기와 단기 국채 금리의 역전 현상은 통상적으로 향후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대표적인 신호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주가전망이 그다지 어두운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 주가가 오름세를 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이후 투자자들은 급반등을 바랐지만 경기감속과 마진 축소 우려 때문에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는 금세 둔해졌다"며 "회담 결과나 미국 중앙은행(Fed)의 정책기조 변화는 여전히 미심쩍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고용지표가 견고할 가능성이 있어 오는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굳이 매파 기조를 누그러뜨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우려가 높다"며 "자동차 관세와 같이 새롭게 떠오를 위험에 대한 불안도 시장 상승의 걸림돌"이라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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