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는 연내 공개할 예정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70의 내·외장 디자인을 29일 먼저 선보였다. 제네시스 고유 디자인에 역동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 제공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왕좌를 차지한 제네시스의 다음 과제는 해외 시장 공략이다. 최근 미국 시장에 신형 G80와 GV80를 내놓은 데 이어 내년엔 중국과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29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2015년 제네시스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 38만4471대 중 수출 물량은 8만6764대로, 전체의 29.1% 수준이다. 현대차의 전체 차종 기준 해외 판매 비중이 8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제네시스는 아직 ‘국내용’이라는 평가가 많다.
내년부턴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본격 경쟁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내년 중국에 제네시스 브랜드를 공식 출시해 고급 이미지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자동차산업 수요는 2018년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소비 성향의 양극화로 대형차와 고급차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다음달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에 참가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사전 소개하고, 내년 공식 출시 전까지 브랜드 키우기를 위한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에 별도 법인 ‘제네시스 모터 차이나’를 설립하고 올해 신차 출시를 준비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차는 고급차의 본고장인 유럽 시장에도 내년에 제네시스를 내놓기로 했다. 독일에 ‘제네시스 모터 유럽’을 세우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제네시스 라인업을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모터쇼가 취소되면서 무산됐다.
앞서 진출한 미국 시장에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2016년 미국에 제네시스를 내놨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나온 브랜드 최초의 SUV인 GV80를 발판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 일본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이 경쟁 상대다.
국내외에 별도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마련하는 것도 과제다. 렉서스는 도요타와 별도의 유통·서비스망을 갖추고 있지만, 제네시스는 기존 현대차 망을 쓰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6개 모델을 갖추게 되는 내년 이후엔 별도 전시장 마련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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