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티몬이 12일 이진원 부사장(40·사진)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초특가 마케팅’을 주도하며 티몬의 도약을 이끈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신임 대표는 “유튜브가 언제 어디서든 상시적으로 고객을 기쁘게 하는 채널이 된 것처럼 티몬도 매 순간 고객을 만족시키는 타임 커머스 채널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내 e커머스업계에서 ‘초특가 마케팅의 창시자’로 불린다.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과 쿠팡, 위메프 등 주요 e커머스 기업을 거치며 초특가 마케팅을 유행처럼 확산시켰다. 위메프의 ‘특가 데이’는 그가 기획한 대표적인 행사다. 6월 6일 등 매월 달과 날이 겹치는 날 하는 특가 데이에 위메프는 말도 안 되는 싼 가격에 상품을 내놓는다. 기저귀 한 팩을 66원, 노트북을 6만6000원에 판매하는 식이다. 행사 때마다 방문자가 몰려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대표는 작년 10월 위메프에서 티몬으로 자리를 옮겨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은 뒤 초특가 행사를 더 강화했다. 매년 실시하는 큰 행사와 매월 진행하는 중간 규모 행사뿐 아니라 주간 단위, 하루 단위까지 초특가 행사를 확대했다. 1일 ‘퍼스트데이’, 2일 ‘리워드데이’, 9일 ‘직구데이’, 10일 ‘디지털데이’ 등이 그렇게 나왔다. 분·초 단위의 타임 마케팅까지 계획하고 있다. 그는 ‘유통 사업의 본질은 좋은 상품을 싸게 판매하는 것’이란 지론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초특가 행사는 티몬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대표가 티몬으로 옮긴 작년 10월부터 올 4월까지 티몬의 모바일 방문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티몬의 초특가 마케팅이 흥행하자 티몬에 상품을 공급하는 신규 협력사 수도 같은 기간 34% 늘었다. 소비자의 재구매율 또한 지난달 기준 전년 동월 대비 1.3배 뛰었다. 티몬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KKR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8개월 만에 대표를 교체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티몬에서 조직 운영 시스템도 크게 바꿔놨다.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방침에 따라 분기 단위로 성과급을 지급하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파격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는 직원도 생겼다”는 게 티몬 측 설명이다.
이 대표는 “소비자에게는 티몬을 방문해야 할 확실한 이유를, 파트너사에는 티몬과 함께 사업을 해야 할 이유를 확고하게 심어줄 것”이라며 “성장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말했다.
티몬은 내년 분기 단위 첫 흑자 전환을 목표로 세웠다. 2021년에는 연간 단위 흑자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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