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출처=셔터스톡 |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며 1000조원을 육박하고 있다. 다만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에 우려를 표시함에 따라 대출태도 변화로 이달부터 증가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9조6000억원으로 전월(11조7000억원)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이는 전년동기(4조8000억원) 대비 2배 가량 높은 수치로, 은행 가계대출 9월말 잔액은 957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6조7000억원이다. 한국은행은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된 가운데, 이미 승인된 집단대출 실행이 늘면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 중 은행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은 3조5000억원으로 전월(3조4000억원) 대비 1000억원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중 기타대출 증가액은 3조원으로 전월(5조7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줄었지만, 전년 동월(1조원) 대비 크게 늘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공모주 청약 및 주택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됐으나, 추석상여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윤옥자 과장은 "9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속보치 작성 이후 2번째로 높고, 동월 기준 최대"라며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도 역대 다섯번째로 높고, 동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라고 말했다.
9월 은행 기업대출은 증가규모가 5조원으로 전월(5조9000억원) 대비 소폭 축소됐다. 대기업대출은 기업들의 분기말 일시상환, 운전자금 수요 둔화 등으로 감소됐으며, 중소기업대출은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지속된 데다 추석 관련 기업 자금수요 등으로 증가폭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회사채는 발행규모가 확대됐으나 만기도래 물량 증가 등으로 순발행 규모가 5000억원으로 전월(1조원) 대비 축소됐다. 주식은 카카오게임즈 등 일부 기업의 기업공개(IPO) 영향으로 발행규모가 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한국은행 윤옥자 과장은 "대기업은 지난 3~4월 중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출을 많이 실행했고, 개인사업자 및 중소기업은 꾸준히 대출을 실행하고 있다"라며 "최근 대기업은 유동성 확보가 됨에 따라 대출이 크게 늘지 않았는데, 중소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금융지원조치 등의 영향으로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9월 은행 수신은 41조1000억원으로 전월(8조3000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월말 휴일에 따른 법인세 등 자금결제 이연, 재난지원금 및 추석 상여금 유입 등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정기예금은 규제비율 관리를 위한 일부 은행의 자금 유치 등으로 증가 전환했다.
같은 기간 자산운용사 수신은 9조3000억원 감소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 등을 위한 은행 및 기업의 자금 인출 등으로 감소폭이 확대됐으며, 채권형펀드는 증가폭이 축소, 주식형펀드는 감소를 지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