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미국 예일대 교수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명해진 것은 2000년 저서《비이성적 과열》을 펴내면서다. 쉴러 교수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상승과 하락을 문화·심리적 측면에서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출간 직후 실제로 닷컴버블이 붕괴하면서 이 책은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기술주들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요즘 어쩌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지난해 쉴러 교수가 출간한 《내러티브 이코노믹스》가 최근 시장을 이해하는 데에는 더 큰 도움이 된다. 쉴러 교수는 이 책에서 "감염병처럼 퍼져나가는 이야기(내러티브)가 경제를 이끄는 진정한 원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서 대선보다 더 파급력이 큰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수 개월 전에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법인세 인상과 규제 강화로 이어져 주식 시장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2주새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투자자들은 '푸른 물결'(민주당 압승)을 물가 상승을 대비해 채권을 팔고 주식을 사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의 촉매제로 보고 있다. 순환주와 가치주 상승, 달러화 약세 등이 예상되고 있다는 얘기다.
어떤 요소가 이렇게 시장 전망을 뒤바꿔 놓은 것일까. 우선 대선을 앞두고 재정 부양책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부양책 통과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는 바이든 후보가 대선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꾸준히 크게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리플레이션 트레이드 강화는 앞으로 6개월에서 9개월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무엇보다도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의 가장 중요한 촉매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다. 다행인 것은 일부 백신 임상 3단계 결과가 다음 달 나올 전망이고, 조기 징후도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미국이 집단 면역 수준에 도달하는 시점은 2021년 중순으로 관측된다. 증시 가격 반영은 이보다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정리=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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