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새해 시작과 함께 또 과자 용량을 늘리기로 했다.
오리온은 가격 변동 없이 간편대용식 ‘마켓오 네이처 오! 그래놀라’(사진) 3종의 내용물을 10% 늘리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오! 그래놀라 과일’과 ‘오! 그래놀라 야채’는 올해 생산분부터 기존 300g 규격이 330g, 180g 규격은 200g으로 양이 늘어난다. ‘오! 그래놀라 검은콩’의 내용물 무게도 기존 330g, 198g에서 각각 363g, 220g으로 늘어난다.
오리온은 과자량을 늘리고 포장재는 줄이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2014년 11월 시작했다.
그해 9월 일부 대학생은 과자 봉지로 만든 뗏목으로 한강을 건너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당시 소비자 사이에선 과자 내용물보다 포장지에 들어간 질소에 주목해 ‘질소 과자’라는 말이 유행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한강을 건너는 퍼포먼스는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 당시 “이렇게 해서는 과자 사업을 할 수 없다”며 임직원에게 대책 마련을 지시해 ‘착한 포장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11월 오리온은 눈을감자, 왕고래밥, 리얼 브라우니 등 제품을 기존보다 최고 14% 용량을 늘려 출시했다. 가격은 그대로였다. 이듬해 포카칩 와우껌 고래밥 등도 기존 제품보다 10.0~17.6% 내용물을 더 채워 판매하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경쟁사들은 오리온의 과자 내용물 증량을 일회성 이벤트로 판단했다. 하지만 2015년 10월 오리온은 대표 상품인 초코파이도 기존 35g에서 39g으로 11.4% 증량해 제과업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오리온은 양만 늘리는 게 아니라 제품 포장 부피도 줄이고 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다. 포카칩은 기존 제품보다 내용물이 10% 늘었지만 포장 면적은 8% 감소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오! 그래놀라는 국산 쌀 콩 딸기 사과 등을 써 원가가 높은데도 증량을 결정했다”며 “연간 약 20억원에 해당하는 물량을 소비자에게 추가로 제공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과자에 이어 간편대용식 상품에도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적용할 계획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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