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깃데이트펀드(TDF) 순자산이 국내 운용사 중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만 5000억원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등 목표 시점을 고려해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을 배분해주는 연금펀드다.
21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직접 운용하고 있는 TDF 11개 펀드의 순자산이 1조14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 TDF 전체 순자산(2조7336억원) 중 37%가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몰렸다. 지난해 말 3553억원이던 미래에셋전략배분TDF의 순자산 규모는 1년도 되지 않아 세 배 넘게 늘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고객의 은퇴 등 목표 시점에 맞춰 TDF2025·2030·2035·2040·2045 시리즈를 운용하고 있다. TDF 이름 뒤의 숫자는 목표 시점을 말한다. 앞으로 20년 정도 후에 은퇴 등으로 자금이 필요하다면 2040에 가입하는 식이다.
외국계 운용사에 위탁하는 방식이 아니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하며 수익률이 높은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군을 위험자산, 안전자산으로 나누는 대신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기본수익전략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자산에 투자해 자본 차익을 추구하는 자본수익전략 △다양한 인컴자산에 투자하는 멀티인컴전략 △금융시장 변동에도 헤지 포지션을 통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시장중립전략 등으로 구분한다. 그런 후 전략별로 위험도를 나누고 생애주기에 맞춰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국내 TDF 중 가장 규모가 큰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25는 올 들어 11.42%의 수익을 냈다.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16.40%, 올 들어 21일까지 수익률),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0(16.08%) 등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TDF는 가입자가 포트폴리오를 짤 필요가 없어 편리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미국에서는 전체 퇴직연금 가입자의 3분의 2 이상이 가입했을 정도로 대중적인 상품이다. 한국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8627억원의 투자금이 TDF로 들어왔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1조4328억원이 빠져나갔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 성장하며 시장이 더 빠르게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류경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마케팅부문장은 “개인연금과 더불어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투자자 스스로 시장 상황에 따른 자산배분이 어렵기 때문에 연금시장에서 TDF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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