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김진호 기자 = "환율 예측이 주식 예측보다 어렵다. 지금은 정치적 변수가 엮여 있어 변동성이 더 커졌다."
최근 급등한 달러/원 환율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관세 힘겨루기 국면에 들어서면서 당분간 달러는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다만 오름 폭이나 속도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중무역 분쟁 전재 양상에 따라 우호적인 조치가 나올 경우 환율 급등세가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14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2.5원 오른 1190.0에 개장해 연고점을 재차 뚫었다. 4월 중순부터 1140원에서 급등하기 시작해 최근 상승폭만 보면 경제위기에 직면한 아르헨티나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전문가들은 환율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진 상황에 공감한다. 환율 향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중 무역협상인데 이를 예측하기 어렵다.
중국은 내달 1일부터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5~3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이 지난 10일 20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한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올린 것에 따른 보복성 조치다.
최근 원/달러 환율 흐름 [그래프=하나금융투자] |
무역분쟁이 지속된다면 환율은 당분간 상승 흐름이 예상된다. 전면전 수준으로 간다면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기도 타격도 클 전망이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수석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상호 보복전으로 확대됐기 때문에 단기 해소될 가능성은 낮다"며 "환율 상승 압력은 당분간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국내 경기침체 우려가 더해지면서 환율 변동성은 더 커졌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0.3% 기록한 것이 시장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대외 건전성이 우수한 수준인데도 터키나 아르헨티나 만큼 환율 상승폭이 컸던 이유다.
한 시중은행 자금운용부 관계자는 "수출 부진과 경제성장률 쇼크가 겹치면서 환율이 급하게 올랐다"며 "한국경제에 좋은 여건이 많지 않아 단기 상승 흐름은 어쩔 수 없지만 펀더멘탈이 치명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안정 흐름을 타면 빠르게 조정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경우 1200원 고지를 뚫을 지 여부도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1200원대 선을 돌파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무역분쟁에서 한국이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여서 1200대를 뚫으면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며 "시장의 모든 요소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면 당국도 무리해서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1200원이 저항선 역할을 하면서 이를 기점으로 등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제민 하나금융연구소 외환연구원은 "1200원에 근접했지만 미중 무역분쟁의 공포심리가 지나치게 확산되는 것을 양국 모두 원치 않기 때문에 1200원을 뚫고 올라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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