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마지막 거래일(12월21일) 기준으로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최근 고점 대비 21.9% 하락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입을 모았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그러나 24일 "나스닥의 약세장 진입은 1990년 이후 네 번째, 금융위기 이후 처음인데 관건은 추가 하락 폭"이라며 "과거 세 차례 약세 시장 진입 후 두 차례는 10% 포인트 추가 낙폭 이후 반등했고, 남은 한 차례는 정보기술(IT) 버블 이후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와 과거 IT 버블 간 가장 큰 차이는 펀더멘탈(기초체력)이라며 "나스닥과 테크 플러스(Tech Pulse) 지수 간 차가 펀더멘탈 대비 주가 상승 정도를 나타내는데 현재 이 둘 사이 차이는 1.5% 포인트로 IT 버블 당시와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서 '최악 상황'을 떠올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 정부의 셧다운(연방정부 폐쇄) 장기화 가능성도 낮다는 게 노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미국 증시 하락을 촉발한 가장 큰 원인은 연방정부 셧다운"이라며 "셧다운 가능성 상승으로 지수가 약세로 돌아섰고, 실제로 미 정부는 22일 자정을 기점으로 셧다운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향후 셧다운의 쟁점은 57억달러 멕시코 장벽 설치 예산. 노 연구원은 "상원의원 100명 중 60명 이상 동의가 필요하지만, 공화당 상원 의석 수는 51석에 그친다"면서 "셧다운은 과거 증시 하락을 크게 유발하지 않았는데 그 가장 큰 이유가 낮은 장기화 가능성"이라고 했다.
1976년 이후 20차례 발생한 셧다운의 평균 지속 기간은 6.5일로 나타났다. 올해 1월과 2월 있었던 셧다운은 각각 3일, 9시간 지속됐다. 정부 폐쇄 범위도 제한적인데 업무 정지 분야는 비필수 정부 서비스에 국한한다고 노 연구원은 덧붙였다.
노 연구원은 특히 "2013년 셧다운 사례에서 미국과 국내 증시는 반등했다"며 "증시 하락 본질은 성장률에 대한 의구심과 통화정책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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