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40조원 규모 기간산업안정기금 채권(기금채)이 빠르면 이달부터 금액을 나눠 발행될 전망이다. 기업지원 및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빠르면 이달 안에 기금채를 발행할 수 있다. 기금채는 정부 보증으로 발행하는 '준국채' 성격을 띄는 만큼 외부 신용평가 등 업무는 생략 가능해 상대적으로 발행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사진=KDB산업은행 사옥] |
효율적인 자금 운용을 위해 기금채 발행은 시기별로 금액과 만기를 나눠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을 긴급 조성하고 1년간 기업들의 신청을 받아 5년간 한시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청 접수 및 평가 기간에 차이가 있는 만큼 40조원 규모 채권을 한꺼번에 발행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5년간 기금을 운용한다고 볼 때, 해당 기업의 대출 만기도 통상 1~3년 수준에서 연장하게 된다"며 "5년물 비중이 많겠지만, 전체 조달금리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기금채 만기를 다양하게 설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시장 수급부담 완화 측면에서도 40조원 규모 기금채가 한번에 발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기금채는 정부가 보증하는 채권이어서 금리도 국채와 특수은행채 사이에서 정해지게 된다. 특정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풀리면 은행채부터 일반 회사채까지 차례차례 가격이 하락(채권 금리 상승)할 수밖에 없다. 자칫 잘못하면 기업 지원을 위해 발행하는 기금채가 시장에서의 기업 자금조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기업 지원은 물론이고 시장금리 조절을 위해서라도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금채 물량이 몰리면 특수은행채 금리가 가장 먼저 높아질 텐데, 결국 특수은행의 조달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일정 물량을 한국은행이 매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3차 추경까지 계획하면서 국채 발행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기금채까지 발행하면 시장 금리는 다시 오르게 된다.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5월 금통위에서 국고채 직매입 및 기금채 매입 등을 통한 유동성 공급안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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