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사모펀드에서 터져나오는 무더기 손실과 관련해 금융회사의 ‘자율배상’이 확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원장은 28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사모펀드 피해 구제에 대한 질문에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배상하면 절차가 빨라질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펀드 판매사로서 자율배상에 나선 하나은행(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신영증권(라임 펀드), KB증권(호주 부동산 펀드)의 이름을 언급했다. 그는 “자율배상이 이어지고 있고, 그런 사례가 퍼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다만 “금감원이 나서 강제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부실 라임 펀드를 정리하기 위한 ‘배드뱅크’는 5월 설립되고, 6월에는 라임자산운용 제재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수익을 노린 개인투자자의 ‘과감한 베팅’에는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윤 원장은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 소비자들은 높은 수익을 원하고, 금융사들이 동조하면서 고위험·고수익 추구 분위기가 알게 모르게 퍼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 이후 한국에 상당한 투기성 세력이 존재한다”며 “유동자금이 많고 부동산은 억제하니 ‘동학개미운동’이나 원유선물 상장지수증권(ETN)이 돌파구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흐름이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구조적 위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금융사가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만들어 이런 수요를 중화해줘야 한다”며 “금융투자업계가 그런 걸 잘 못하고, 은행도 말려들어 불완전판매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윤 원장은 “단기투자 중심의 동학개미군단은 장기적으론 성공할 수 없다”며 “일부는 돈을 벌겠지만 대부분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주식을 장기 보유한다면 찬성하지만 그런 의도가 아닌 것 같다는 뜻이다. 그는 “동학개미는 투자의 기본에 어긋난다”며 “이름을 너무 좋게 지어줬다”고도 했다.
3년 임기 중 2년을 채운 그는 가장 힘들었던 고비가 ‘최근’이었다고 했다. 우리·하나은행 파생결합펀드(DLF) 사건의 제재와 관련한 비판이 많아 힘들었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재발 방지를 위한 것이었는데 과중한 벌을 줬다고 읽혔다”면서도 “시계를 돌려도 내 결정은 똑같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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