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민구 펫픽(PETPICK) 공동대표(34·왼쪽 사진). 박은별 공동대표(27·오른쪽 사진).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반려동물 당뇨병엔 '캥거루 고기'
피부·관절 약하면 오메가3 넣어
"난치병 극복 사례가 가장 기억 남아"
고객 재구매율 80%…"자연식 시장 커질 것"
"고양이를 키우다 보니 사료를 고르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고양이 종(種) 별로 적합한 사료가 있다 보니 선택하기 어렵더라고요. 이런 고민을 박은별 대표에게 털어놓다가 아예 둘이서 직접 사료 사업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진민구 펫픽(PETPICK) 공동대표(34·사진)는 대학 졸업후 취준생들의 '꿈의 기업'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하지만 2년도 채 되지 않아 회사를 나왔다. 창업을 하고 싶었다. 때마침 알게 된 '고양이 집사' 박은별 공동대표(27·사진)와 함께 2016년 9월 반려동물을 위한 1대1 맞춤형 수제 펫푸드 제조회사 펫픽을 차렸다.
박 대표는 순수미술(회화)을 전공했다. 그러나 미술보다 더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여성벤처협회 주최 창업경진대회와 경기콘텐츠진흥원 빅데이터 창업 경진대회 등 다수의 창업 경진대회에 나가 수상도 했다. 이들의 공동 관심사가 '창업'과 '반려동물'인 만큼 금세 의기투합해 창업에 나설 수 있었다.
펫픽은 고객이 입력한 반려동물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맞은 자연식 펫푸드를 만들어 배송한다. 반려동물 보호자가 사료를 '잘' 선택해야 된다는 의미를 담아 '펫픽'이라고 지었다. 개별 반려동물 맞춤형 사료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문 방법은 간단하다. 펫픽 홈페이지에 접속해 반려동물 종류와 몸무게, 중성화 여부 등 기본 사항 및 알레르기 반응, 질병 여부, 배변 정보 등을 기입하면 이를 토대로 식사를 만들어 제공한다. 사람이 직접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 이 외에도 시중 사료들의 영양성분을 비교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고객 재구매율은 80%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펫픽은 고객이 입력한 반려동물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맞은 자연식 펫푸드를 만들어 배송한다. 반려동물 종류와 몸무게, 중성화 여부 등 기본 사항 및 알레르기 반응, 질병 여부, 배변 정보 등을 기입하면 이를 토대로 맞춤형 사료를 제공 받을 수 있다.
"(박)반려동물 질병의 원인 80%가 저품질 식사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그만큼 어떤 사료를 주느냐에 따라 반려동물 건강이 크게 좌우되죠. 저희는 고객이 제공하는 건강 정보를 바탕으로 서울대 수의학과 전문가들이 설계한 식단에 맞춰 제공하기 때문에 고품질 펫푸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피부나 관절이 좋지 않은 경우 오메가3를 풍부하게 넣고, 닭고기 알레르기가 있으면 이를 제외한 식재료를 사용해 사료를 제조한다. 반려동물이 고령인 경우 섭취하기 쉽게 무스 타입으로 사료를 제작한다. 다이어트가 필요한 경우 급여량을 조절해 포장해 준다. 닭, 연어, 참치, 캥거루 등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한다.
"(진)난치병을 앓고 있던 강아지가 저희 펫푸드를 먹고 완치 판정을 받았던 사례가 기억이 남아요. 병원에서 주는 약을 먹어야 하는데 식욕이 없어서 약도 못 먹고 소화도 못시키던 강아지였죠. 이런 강아지에게 연어와 소고기 활용해 식욕을 돋울 수 있는 사료를 만들어줬더니 밥도 잘먹고 약도 먹어 혈색이 돌기 시작했어요. 병원에서 도대체 어떤 사료를 먹였냐?는 말을 들었다고 해요. 무엇보다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하니 너무 기뻤습니다."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펫픽은 지난해 6월 GS홈쇼핑으로부터 2억5000만원을 투자 받았다. 주문량이 많아 지난해말 생산량을 5배까지 늘릴 수 있는 공장을 구해 사무실을 이전했다. 한 달에 600마리 규모의 사료 주문이 들어온다. 2.5kg 초소형견 기준 한달 평균 4만원대의 비용이 든다. 일반 화식 사료 업체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초기 주요 고객은 2030대 여성들이었으나 최근에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4050대 고객들도 늘고 있다.
"(박) 앞으로 주식뿐만 아니라 처방식도 꾸준히 연구하고, 간식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한 2년 뒤 쯤에는 저희가 하고 있는 맞춤 자연식 펫푸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2016년 미국에서 맞춤 자연식 서비스가 처음 생겼는데, 8개월 만에 미국 전역에 있는 반려동물 1%가 이 자연식을 먹었다고 해요. 이를 고려하면 국내 시장 역시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진) 사람들도 한 가지만 음식만 먹으면 질리곤 합니다. 반려동물 역시 질리지 다양하게 사료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메뉴를 만들어 출시하는 게 목표입니다. 또 병들거나 노령의 반려동물 영양 섭취에 도움이 되는 자연식을 만들어 먹기도 좋고, 건강에도 도움이되는 사료를 만들고 싶습니다.(웃음)"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냥이 키우는 실버집사' 늘었다…60대 이상 반려동물용품 구매↑
하반신 마비 개에게 침놓자 벌떡…국내 1세대 한방수의사 강무...
반려견 훈련·해외송금 등 10개社 입주…'유니콘 인큐베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