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코스피지수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지표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시 저점이 될 ‘바닥’이 어디인지를 놓고 팽팽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자본총계)은 지난 18일 종가 기준 0.95배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5월 남유럽 재정위기(1.08배), 2015년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0.99배) 등으로 급락장이 펼쳐졌을 때보다 낮은 수준이다. 미국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0.95배)과 비슷하다.
코스피 PBR은 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맴돌던 지난 4월만 해도 월평균 1.16배에 이르렀지만 5월부터 미·중 무역분쟁 여파가 본격적으로 미치기 시작하면서 6월 1.05배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달 들어 지수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지난 8일 0.99배로 1배 선이 붕괴된 데 이어 11일에는 0.94배까지 떨어졌다.
코스피지수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당장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주식을 전부 팔아도 상장사 전체의 장부상 순자산가치(청산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증시 전문가들은 보통 ‘PBR 1배’를 증시 저점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2008년, 2011년과는 달리 이번엔 금융시장이 체계적 위험에 처한 것은 아니다”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코스피지수 2000선이 붕괴되는 등 PBR이 0.85배 수준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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