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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판도 바뀌나" 엄주성號 키움증권, 퇴직연금 진출…IRP '정조준'

입력: 2024- 07- 03- 오후 01:51
[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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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선두업체인 키움증권이 금융권 최대 먹거리로 꼽히는 퇴직연금 시장 진출 채비에 나섰다. 주식거래 시장 1위 업체로 대규모 리테일(개인) 고객을 보유해 퇴직연금 시장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해 5월부터 퇴직연금 사업 추진 TF(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키고 내년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엄주성 대표는 지난 1월 취임 후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현재 TF 구성을 마치고 퇴직연금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TF 규모는 7명으로 사업 계획을 지원하는 인력과 개발을 담당하는 인력으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IRP(개인형퇴직연금) 시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IRP 등 퇴직연금 시장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온라인 주식거래처럼 비대면 퇴직연금 거래와 대규모 리테일 고객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설립 후 지점이 없는 온라인 증권사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와 HTS(홈트레이딩시스템) 등 온라인 주식거래 기반 리테일 전략을 고수해 왔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을 다루는 증권사 중 IRP를 주력으로 하는 증권사가 없다는 점 등에 착안해 IRP 부문을 주력으로 할 것"이라며 "리테일과 온라인 기반 거래로 비용 절감이 가능해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이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검토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2016년 신탁업 인가를 취득하며 퇴직연금 사업 진출을 검토했다. 하지만 지점 운영을 하지 않는 키움증권의 특성상 개인 고객과 대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지점이 없어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

이후 2020년 영상통화 방식으로 신탁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현행법이 개정되며 사업자 등록 등을 추진하다 다시 보류했다.

키움증권이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퇴직연금 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퇴직연금 시장 적립금 규모는 385조7521억원으로 지난해 말(7조7164억원) 보다 2.0% 증가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1년 말 295조6000억원 규모를 기록한 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말에는 335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63% 늘었고 지난해 말에는 378조3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4% 증가했다.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적립금도 금융권에서 두 번째로 크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은행이 202조3522억원(52%)로 가장 많았으며 증권사가 92조6958억원으로 전체의 24%를 차지했다. 보험사가 90조7041억원으로 23.5%를 차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개인형 IRP 적립금의 경우 2022년 말 기준 15조8472억원으로 2021년 말(12조1198원) 대비 3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입자 수도 128만6437만명에서 139만2243명으로 8.2% 증가했다.

일각에선 키움증권의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계기로 100% 자회사인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퇴직연금 사업도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이미 대표적인 퇴직연금 펀드로 떠오른 TDF(타깃데이트펀드) 등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TDF 수탁고가 퇴직연금사업자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지 않은 독립 자산운용사 중 1위이며 전체 자산운용사 중에선 6위 규모다.

증권업계 퇴직연금 전문가는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차증권 등이 계열 금융사와 완성차 업체 등을 기반으로 전사적인 시장 확대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키움증권이 주식거래 시장지배력 1위라는 리테일 강점을 활용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경우 시장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회사가 퇴직연금사업자가 되면 계열 운용사의 경쟁력 있는 펀드 등 퇴직연금 상품 가입을 늘리면서 관련 사업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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