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공유경제와 원격의료에 관해 “못할 게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부총리로 지명된 직후부터 밝힌 4차 산업혁명 관련 규제 완화 방침을 재차 강조한 발언이다. 이렇다 할 정책도 추진하지 않으면서 ‘공수표’만 날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홍 부총리는 1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혁신포럼’에서 “공유경제와 원격의료는 선진국에서도 하고 있는 제도로 세계 10위 경제 대국인 한국에서 못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가 4차 산업혁명 중 핵심기술인 공유경제·헬스케어·원격진료를 택시기사나 의사들의 반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응 방향을 묻자 한 답변이다.
홍 부총리는 공유경제와 원격진료 추진 상황에 대해 “사업이 활성화돼야 하는데 기술이 아니라 이해관계자 갈등 조정이 가장 큰 상황이 돼버렸다”며 “공유택시는 택시업계와의 관계, 공유숙박은 숙박업계 반대, 원격의료는 의료계 반대로 진전이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추진 방향과 관련해서는 “기존 이해관계자들과 ‘윈-윈’하는 상생 방안을 마련해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져야 한다”고 못박았다. 홍 부총리는 “속도가 나지 않는 측면도 있지만,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실질적으로 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도 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11월 지명된 직후 연 기자간담회에서도 규제 개혁과 관련해 공유경제 추진 방침을 밝혔다. 그는 “빅이슈 가운데 당장 눈앞에 있는 것이 공유경제”라며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지는 서비스라면 대한민국에서 못할 바 없다”고 했다. 원격의료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12월 ‘2019년 경제정책방향’ 발표 후 연 기자간담회에서는 “의료계 등 이해당사자와의 대화·합의가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추진 방침을 밝혔다.
홍 부총리의 발언과 달리 대표적인 공유경제 서비스로 꼽히는 카풀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시범서비스 운영에 들어갔던 카카오 카풀은 택시업계 반발로 지난달 15일 시범서비스가 중단됐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에서도 택시업계를 의식해 카풀은 제외했다.
원격의료는 공론화조차 못하고 있다. 이 사이에 네이버는 국내 규제를 피해 지난해 말 일본에서 원격의료 사업에 나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국민 전체의 이익을 중심에 놓고 규제 개혁을 굳건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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