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시즌2까지 방영된 드라마 '보좌관'에서 배우 이정재가 연기한 장태준이란 인물은 매력적이었다. 매번 난관을 극복하는 그의 모습은 아카데미를 휩쓴 영화 ‘기생충’의 명대사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를 연상케 했다.
몸에 착 붙는 감색 슈트를 걸친 그가 올라탄 차는 기아자동차의 준대형세단 K7. 기아차의 PPL(간접광고) 이었지만 엘리트 보좌관을 거쳐 국회의원에 오르는 그와 어딘지 닮았다. 재방송을 보던 이정재 팬인 와이프가 물었다. “드라마에 나오는 저 차는 무슨 차야?” 드라마는 진작에 끝났지만 뒤늦게 K7(G2.5 스마트스트림)을 시승해본 이유다.
기아차하면 대부분 중형세단 K5를 떠올린다. 하지만 사실 K시리즈의 원조는 2009년 출시된 K7이다. K5는 2010년 나왔다. '디자인 기아'라는 슬로건을 이끈 피터 슈라이어 현대자동차그룹 디자인 경영 담당 사장의 첫 작품도 K7이었다.
◆확 달라진 K7 프리미어
지난해 6월 출시된 K7 프리미어는 2016년 2세대 K7 출시 이후 3년 만에 선보인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외관은 신차급 변화를 줬다. 차량 전장이 4995㎜로 기존보다 25㎜길어진게 대표적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쐐기 모양으로 기존 모델보다 움푹 파내 상어가 입을 벌린 듯한 역동성이 느껴진다. 차체를 가로질러 좌우의 리어램프와 연결되는 커넥티드 타입의 라이팅 디자인은 웅장한 외관을 완성했다. 전면부에 비해 심플한 뒷모습은 살짝 '휑'한 인상을 준다.
실내도 대형차답게 넉넉하다. 이젠 현대차 준중형차 아반떼에 적용될 정도로 익숙하지만 12.3인치 내비게이션은 보기에도 시원하다. 기어노브는 조작성이 높은 SBW 변속레버로 교체됐다. 파킹버튼(P)이 별도로 있는 방식이지만 적응하긴 어렵지 않다.
운전자가 방향 지시등을 켜면 후측방 영상을 클러스터(계기판)에 표시해주는 '후측방 모니터'는 활용도가 높았다. 좌회전 지시등을 켜면 속도계 계기판에 왼편 뒷 모습이 나오고, 우회전 지시등을 켜면 RPM 계기판에 오른편 뒷 모습이 뜬다. (후측방 모니터에 의존하다보니 나중엔 사이드미러를 보지않는 나쁜 습관까지 생겼다.)
◆4가지 주행모드로 운전 재미
시승한 K7의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은 스마트스트림 G2.5 GDi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했다. 성능은 최고출력 198마력, 최대토크 25.3kg.m의 힘을 발휘한다.
엔진스타트 버튼을 눌렀지만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정숙성이 좋다. 200마력을 넘지 않는 특성상 초기 가속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시속 150km까지 속도를 높이는데 무리가 없다. 속도를 높일수록 차가 도로에 딱 달라붙는 느낌마저 준다.
K7 프리미어는 스마트와 에코, 컴포트, 스포츠 등 4가지 주행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엔진음과 변속 반응이 달라진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단정한 세단이었다면 스포츠 모드에서는 야생마로 탈바꿈한다. 연비는 빈번한 급가속에도 불구하고 L당 11km를 유지했다.
점잖은 준대형 세단이면서도 때로는 스포츠카 같은 K7 프리미어는 보좌관에서 출발해 금배지를 단 드라마속 장태준을 닮았다. K7의 매력에 푹 빠져 속도를 점차 높이자 함께 차에 탄 와이프가 말했다. "K7 탄다고 이정재 되는거 아니니 진정해". 차값 3986만원(K7 G2.5 스마트스트림)으로 이정재가 될 순 없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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