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1분기 스마트폰용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일본 키옥시아를 제치고 ‘깜짝 2위’에 올랐다. 애플과 삼성전자 (KS:005930) 등이 중국 화웨이와 LG전자의 빈자리를 두고 격돌하며 스마트폰 출하량을 늘리자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빈틈을 파고든 결과다.
11일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스마트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점유율 20%를 기록하며 삼성전자(42%)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3%포인트가량 확대됐다. 반면 지난해 21%로 2위였던 키옥시아는 올 1분기 19%에 그치며 3위로 내려왔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실적이 2분기에도 이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격변하는 스마트폰 시장 변화에 맞춰 적극적으로 성장 기회를 파고든 결과로 분석했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주춤하고, LG전자의 사업 철수를 틈타 주요 스마트폰 사업자들이 출하량과 판매량을 늘리면서 이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공격적인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과감한 마케팅과 공세적인 가격 협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았던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스마트폰은 소비자의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멀티칩패키지(MCP)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SK하이닉스에 호재로 작용했다. MCP는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하나로 묶은 단일칩을 뜻한다. 스마트폰용 MCP는 D램과 낸드플래시가 합쳐진 형태인데 낸드플래시 수요가 상대적으로 더 커지고 있다. 박찬동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담당은 지난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고용량 MCP 채용이 늘면서 전체적으로 낸드플래시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올 1분기 전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3.4%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켰다. SK하이닉스는 12.2%로 키옥시아(18.4%), 웨스턴디지털(14.2%)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인텔 낸드 부문 인수를 마무리할 경우 2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 사업부를 약 10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주요국에 기업결합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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