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프라이데이! 최대 혜택가로 인베스팅프로를 시작하세요!최대 60% 할인 받기

[디센터 스냅샷] 특금법 신고와 투박한 관치(官治)

입력: 2021- 09- 18- 오전 02:16
© Reuters.  [디센터 스냅샷] 특금법 신고와 투박한 관치(官治)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마감일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투박한’ 관치(官治)의 냄새가 짙게 피어오르고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암호화폐 시장을 규제 안으로 끌어 들이려는 금융당국의 노력을 폄훼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업계의 생사 여탈권을 쥔 당국이 그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때는 '절제된 세련미'를 보여줬으면 할 뿐이다. 그러 면에서 최근 국내 4대 거래소의 신고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보여준 모습은 아쉬움이 크다.

특금법은 가상자산사업자가 신고를 하면 당국이 심사를 진행해 신고 수리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격을 갖춘 사업자라면 기한내 누구나 신고할 수 있다. 당국은 심사를 통해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해 주면 된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가상자산 사업자는 신고 접수 전 부터 금감원과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사전 확인을 받아야 한다. 서류 접수 전부터 일종의 심사를 받는 것이다. 당국은 서류 하자 또는 미비로 인한 서류 반려를 방지하기 위한 성격이라지만 엄밀히 말하면 월권이다. 신고 이후 심사 과정에서 서류 누락이 있다면 보완을 요청하면 되고, 문제가 있다면 탈락시키면 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수리를 전제로 한 신고제’ 인 특금법의 본래 취지와도 맞다. 하지만 당국은 법에도 규정돼 있지 않은 '사전 서류 제출'을 무기로 업계를 지나치게 옥죄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유는 이렇다. 가상자산사업자들은 특금법에 따라 신고 서류를 모두 준비해 놔도 자신들이 언제 신고 접수를 할지 모른다고 답답해했다. 당국이 언제 서류 사전 검토를 마치고, 접수를 진행해라고 알려줄지 몰라서다. 시험 문제를 다 풀고 답안지를 내려고 하는데 시험 종료 종이 울릴 때까지 시험 감독관은 답안지를 걷어들일 생각을 하지 않는 것과 뭐가 다른가. 사업자들은 아마 새까맣게 속이 타들어갔을게다.

이미 신고를 마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대 거래소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늦은 오후까지 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저녁 8시를 넘어 입장을 바꾼 거래소도 있었다. 업계에서는 거래소의 입장 번복 배경에 금융당국의 사전 심사가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거래소들은 신고 접수 사실을 공개하는 시점도 선택하지 못했다. FIU 홈페이지에 사업자 신고 현황이 업데이트된 후에 대외 공개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밤 8시가 넘은 시각에도 예외는 없었다.

싱가포르·미국·일본 등 암호화폐 선진국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관련 법규를 만들고 신고제를 시행했다. 이에 투자자는 신고를 마친 업체를 선택할 수 있었다. 국내처럼 이용하는 거래소가 없어질까 두려워해야 하는 상황은 없었다.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현재 이용 중인 거래소가 언제쯤 신고를 접수할 수 있는지도 모르고 마냥 기다려야 했다. 당국의 대응을 보면 투박함 그 자체다. 시장에 무관심으로 대응하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안 이후 발등에 불 떨어진 듯 규제안을 마련한 탓이다. 투자자 보호에 소홀한 쪽은 사업자들이 아니라 당국이 아니었을까.

디센터에서 읽기

최신 의견

리스크 고지: 금융 상품 및/또는 가상화폐 거래는 투자액의 일부 또는 전체를 상실할 수 있는 높은 리스크를 동반하며, 모든 투자자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 가격은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높고 금융, 규제 또는 정치적 이벤트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마진 거래로 인해 금융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금융 상품 또는 가상화폐 거래를 시작하기에 앞서 금융시장 거래와 관련된 리스크 및 비용에 대해 완전히 숙지하고, 자신의 투자 목표, 경험 수준, 위험성향을 신중하게 고려하며,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Fusion Media는 본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는 데이터가 반드시 정확하거나 실시간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알려 드립니다. 본 웹사이트의 데이터 및 가격은 시장이나 거래소가 아닌 투자전문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을 수도 있으므로, 가격이 정확하지 않고 시장의 실제 가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즉, 가격은 지표일 뿐이며 거래 목적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Fusion Media 및 본 웹사이트 데이터 제공자는 웹사이트상 정보에 의존한 거래에서 발생한 손실 또는 피해에 대해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Fusion Media 및/또는 데이터 제공자의 명시적 사전 서면 허가 없이 본 웹사이트에 기재된 데이터를 사용, 저장, 복제, 표시, 수정, 송신 또는 배포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모든 지적재산권은 본 웹사이트에 기재된 데이터의 제공자 및/또는 거래소에 있습니다.
Fusion Media는 본 웹사이트에 표시되는 광고 또는 광고주와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에 기반해 광고주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본 리스크 고지의 원문은 영어로 작성되었으므로 영어 원문과 한국어 번역문에 차이가 있는 경우 영어 원문을 우선으로 합니다.
© 2007-2024 - Fusion Media Limited. 판권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