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값은 공짜. 메뉴는 달콤한 맛, 덜 단 맛, 고소한 맛 등 단 세 개. 카페 외관은 눈에 잘 띄는 샛노란 색. 이 카페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1년 중 두 달만 문을 연다.
출시 30년을 맞은 동서식품의 커피믹스 브랜드 ‘맥심 모카골드’가 올해도 팝업 카페 ‘모카라디오’(사진)를 열었다. 장소는 서울 합정동. ‘라디오’를 콘셉트로 다음달 17일까지 운영하는 이 카페는 실제 라디오 방송국처럼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DJ 등이 음악, 여행 등 다양한 분야의 방송을 진행한다. 신청곡도 받는다. 매장에서는 직원들이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듯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라이트·심플라떼를 직접 타준다.
동서식품은 2015년 제주 ‘모카다방’, 2016년 서울 성수동 ‘모카책방’, 2017년 부산 ‘모카사진관’, 2018년 전북 전주 ‘모카우체국’ 등 팝업 카페를 5년째 운영하고 있다. 해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장소를 찾아다녔다. 20~30대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히는 게 목적이다.
믹스커피 시장의 87%를 장악하고 있는 동서식품의 고민이 이 팝업에 담겨 있다. 커피전문점의 원두커피가 익숙한 젊은 층에 믹스는 낯선 상품이 되고 있다. 믹스커피 시장도 작아지고 있다. 업계는 전체 시장 규모가 2012년 1조2389억원에서 2017년 9014억원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보고 있다.
맥심 모카골드 믹스커피는 동서식품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국내 소비가 줄어도 수출은 못 한다. ‘맥심’ 브랜드의 소유권은 미국 크래프트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동서식품 마음대로 해외 생산과 판매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내수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 동서식품은 20~30대가 믹스커피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하는 방법으로 노란 카페를 선택했다.
회사 관계자는 “합정동의 경우 문을 연 후 한 달간 방문객 수가 평일에는 하루 1000명, 주말에는 2000명가량”이라며 “팝업 행사 종료 시까지 누적 방문객이 10만 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마케팅이 직접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젊은 소비자와의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저변을 넓히는 방법밖에 없다는 게 동서 측의 판단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커피믹스를 마시지 않는 젊은 층을 겨냥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와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내놓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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