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우리은행과 우리종금의 기업금융(IB) 부문을 합친 기업금융투자(CIB) 조직을 출범한다. 지주사 출범 이래 계열사 간 통합 조직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사를 인수하기 전 기존의 종금 면허를 활용해 IB 업무의 토대를 미리 쌓겠다는 취지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증권사 업무도 다시 시동을 걸 전망이다.
○우리금융 CIB 이달 출범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IB 부문과 우리종금 IB 부문을 합친 CIB 조직을 이달 초 출범시킨다. 그동안 별개로 운영되던 업무 공간도 서울 소공로 우리은행 본사에 하나로 합친다. 은행 IB 인력(약 80명)에 우리종금 IB 부문(약 20명)이 합쳐져 100명가량으로 구성된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3월 ‘그룹 CIB 역량 TFT(태스크포스팀)’를 조직해 지주회사 주도로 IB 부문 강화 방안을 연구해 왔다.
CIB 조직이 출범하면 은행·종금사가 서로 협업해 진행할 수 있는 업무 범위가 넓어진다. 우리종금은 국내 금융지주 계열사 중 유일하게 종금 면허를 갖고 있다. 종금사는 종금법에 따라 대부분의 증권사 업무를 할 수 있다. 주식 위탁매매만 제외된다. 은행이 할 수 없는 채권, 기업어음(CP), 사모사채, 단기사채 등의 발행 업무를 할 수 있다.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자문 업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신디케이트론 업무 등도 가능하다. 두 계열사가 협업해 벤처기업 등에 투자할 수도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과 종금 간 IB 조직을 통합할 경우 협업할 수 있는 업무 범위가 크게 늘어난다”며 “기업 고객이 자금 조달을 하려고 할 때 양사가 통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 끊겼던 증권업 ‘시동’
이번 조직 개편이 우리금융의 증권사 영업에 다시 불씨를 붙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초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한 이래 계열사 간 영업 조직을 통합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우리금융은 2012년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CIB 조직을 도입했다.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 각 계열사의 IB·WM(자산관리) 부문을 각각 통합했다. 그러나 2014년 민영화 이후 이런 조직이 사라졌다.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를 잇따라 매각했기 때문이다. 우리종금은 계열사로 남았지만 규모가 작아 증권사 업무를 활발히 할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조만간 종금 면허를 반납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내놨다.
이번 조직 통합은 우리종금을 활용해 IB 부문을 새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염원인 증권사 인수를 앞둔 준비 작업이라는 해석도 있다. 손 회장은 M&A를 통한 비금융부문 강화를 임기 중 가장 큰 목표로 두고 있다. 손 회장은 “CIB 조직 협업을 통해 우리은행, 우리종금 양사가 경쟁력을 키우고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증권,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을 더욱 키워 그룹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종금과 증권 면허를 모두 가지고 있는 회사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유일하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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