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영토를 빠르게 넓혀 나가고 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쌓은 기술력을 토대로 자동차 노트북 TV 등으로 무대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5.6인치 크기의 UHD(초고화질·4K)급 노트북 PC용 OLED 패널(사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다음달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이 디스플레이는 휴렛팩커드(HP), 델 등 글로벌 PC 업체들이 생산하는 프리미엄 노트북에 장착된다. 기존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에 비해 검은색은 200배 어둡게, 흰색은 2배 밝게 표현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고해상도 게임이나 그래픽 디자인, 동영상 감상 등에 적합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만 장착된 삼성 OLED 패널이 대표적 정보기술(IT) 기기인 노트북에 적용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전 세계 소형 OLED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최강자다. 지금까지는 국내외 스마트폰 업체 주문량을 맞추기도 빠듯했던 탓에 다른 기기로 눈을 돌릴 틈이 없었다. 그러나 2016~2017년 24조원가량을 투입해 OLED 패널 생산량을 대폭 늘린 반면 스마트폰 판매는 주춤해지자 새로운 시장을 찾아나섰다.
첫 번째 성과는 자동차에서 나왔다. 2017년 독일 아우디자동차의 최고급 모델인 ‘A8’ 뒷자석에 컨트롤러용 5.7인치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한 것. 작년부터는 아우디의 전기차 ‘e-트론’에 사이드 미러를 대체하는 7인치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삼성은 디지털 계기판에 적용할 수 있는 3차원(3D) OLED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자동차용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자동차 및 IT로 OLED 사용처를 넓히는 데 성공한 만큼 다음 무대는 TV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상반기 중 자체 개발한 ‘QD(퀀텀닷)-OLED’ 패널 투자 계획을 확정한 뒤 충남 아산공장의 LCD 라인을 순차적으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 시점은 2021~2022년이 될 전망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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