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이 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 대규모 할인 행사인 ‘대한민국 광클절’을 연다. 전자상거래(e커머스)처럼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특가 상품을 선보이고 할인 쿠폰을 대거 증정한다. 소비자를 잡기 위해 채널을 가리지 않고 유통업체들과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홈쇼핑은 ‘대한민국 광클절’ 기간에 TV와 온라인, 모바일 전 채널에서 2200여 개 브랜드 제품 총 3000억원어치를 할인 판매한다. TV홈쇼핑이지만 ‘광클(빛처럼 빠른 속도로 클릭)’이라는 제목처럼 온라인과 모바일이 사실상 주축이다. 매일 선착순으로 6만 명에게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쿠폰 등으로 나가는 지원금만 119억원이다. 홈쇼핑업계에 전례가 없던 ‘스케일’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티몬과 11번가처럼 매일 특정 상품을 한정 수량으로 특가에 판매하는 이벤트도 연다. 소비자들은 다이슨 청소기와 명품 브랜드 구찌 가방, 에어팟 프로 등을 최대 36%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제품, 롯데월드타워의 서울스카이 이용권 등 계열사 상품도 30% 이상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TV홈쇼핑 채널에서도 ‘광클절 특집’ 방송을 한다. 17일 10시간 동안 롯데홈쇼핑의 대표 TV 프로그램을 연이어 방송한다. 롯데홈쇼핑의 라이브커머스 채널 ‘몰디브’에서는 에르메스와 페라가모 등 명품 시계를 최저가로 선보인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홈쇼핑은 ‘할인 대전’을 할 필요가 없었다. TV 방송에서 나오는 수익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했다. 주 소비자는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40~60대였다. 젊은 층의 플랫폼과 트렌드에 시큰둥했다. e커머스가 급성장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e커머스가 틈나면 여는 대규모 할인 행사에 소비자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패션, 가전은 물론 신뢰도가 중요한 신선식품까지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중장년층이 온라인 쇼핑에 눈을 떴고, 온라인 쇼핑몰이 강한 생필품 소비가 늘었다.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며 모든 비대면 채널이 주목받았지만 승자는 쿠팡과 쓱닷컴 등이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부터 광클절을 준비하며 경쟁자를 홈쇼핑으로 한정하지 않았다. e커머스를 포함한 유통업계 전체로 봤다. 최저가와 상품 수로 승부하는 e커머스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그들만큼 투자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과거 롯데백화점에 근무할 때부터 마케팅 전문가로 이름을 날린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사진)의 의지가 강했다. “유통업체 간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이목을 끌 만한 행사를 만들라”고 주문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광클절을 쓱닷컴의 ‘쓱데이’나 11번가의 11월 프로모션 행사처럼 롯데홈쇼핑의 정례 행사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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