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를 단행했지만,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전국 아파트값은 2주 연속 하락했고, 서울 상승폭도 둔화되며 매수 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강력한 대출 규제가 매수 심리 위축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지만, 실질적인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장 반등은 어려워 관망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4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2% 하락하며 2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0.01%로 27주 만에 하락 전환된 데 이어 하락폭이 커진 수치다. 수도권은 0.01%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지방은 -0.05%로 하락폭이 커졌다.
서울은 3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0.06%에서 0.04%로 둔화했다. 특히, 지난달 금리 인하 직후였던 10월 둘째 주부터 상승폭이 점차 줄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은 “일부 신축 단지와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는 상승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 외 단지에서는 가격 급등 피로감과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매수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며 전주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5로 전주(99.9) 대비 0.4포인트 하락하며 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강남권은 100.7, 강북권은 98.2로 각각 하락했다. 전국 매매수급지수도 93.3으로 전주보다 0.2포인트 하락하며 전체적으로 부동산 시장 매수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매수자와 매도자의 균형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 미만일 경우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은 상황을 의미한다.
지방에서는 세종이 -0.09%로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한솔·나성·반곡동에서 하락 거래가 이어지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대구(-0.12%)는 효목·방촌동을 중심으로 하락했고, 부산(-0.06%)은 재송·좌동 대단지 중심으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대출 규제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부담이 해소되지 않는 한 매수 심리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융권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가 꺾인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만으로 시장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적다”며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즉각적으로 시장의 매입 수요를 증가시키기에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대출 규제가 유지되고 실질 금리가 높은 상태에서는 매수자들이 시장에 복귀하기 어렵다"며 관망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