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대표 화장품주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휘청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 전망에 증권사들이 앞다퉈 목표주가를 하향하면서 양사 모두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다른 중소형 화장품주들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10일 오전 11시21분 기준 LG생활건강은 전 거래일 대비 16만2000원(14.67%) 하락한 94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 때 92만1000원까지 주가가 빠지기도 했다. 만약 이날 종가까지 LG생활건강 주가가 100만원 위로 올라서지 못한다면 2017년 10월 12일(97만5000원) 이후 처음으로 100만원 밑에서 마감하게 된다.
거래주체별로 보면 이날 개인이 23억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8억원, 4억원 가량 순매수 중이다.
LG생활건강 주가 하락은 실적 쇼크 가능성 때문이다. 이날 6개 증권사는 LG생활건강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17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IBK투자증권은 17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낮췄다. NH투자증권(190만원→145만원), KB증권(185만원→150만원), 삼성증권(161만원→ 131만원), 유안타증권(145만원→127만원) 등도 하향했다.
삼성증권은 LG생활건강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329억원 수준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12%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박은경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가시화된 중국 소비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향후 중국 소비 회복 기대감 상존하나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같은 시간 아모레퍼시픽 전 거래일 대비 7500원(4.67%) 내린 15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이 166억원 가량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63억원, 2억원 가량 순매수 중이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지난해 4분기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모레퍼시픽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17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하누리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경쟁 심화로 인한 판가 인하와 판촉 증가로 개선이 쉽지 않다"며 "글로벌 4개사 올해 주가수익비율(PER)과 비교해 보수적 접근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앞서 KTB투자증권도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지난해 4분기 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19만원으로 낮췄다. 중국 이니스프리 적자 영향으로 해외 수익성이 예상보다 악화됐기 때문이다.
배송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보고서에서 "중국 이니스프리 부진이 예상하지 못한 변수는 아니나 매출이 급격히 축소돼 적자로 전환한 점이 실적 성장 가능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설화수 제품은 기대 요인이지만 해당 모멘텀이 부각되기 위해선 이니스프리 체질 개선 성과도 함께 가시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리오프닝 관련주인 화장품주는 위드코로나 개시에도 별다른 상승 동력을 얻지 못했다. 여기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중국 소비 부진 등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화장품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주가 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장품 업종은 아모레퍼시픽과 LG 생활건강의 4분기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면서 투자심리를 더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가가 워낙 바닥에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하락 여지는 제한적이지만 추세적인 주가 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보수적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표 화장품 주들이 떨어지면서 다름 화장품 종목들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코스맥스, 토니모리 등은 6%대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고 잇츠한불, 한국화장품, 클리오, 에이블씨엔씨, 한국콜마 등도 약세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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