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이대훈(58) NH농협은행장이 본인의 연임을 결정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참가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경영자(CEO)들의 ‘셀프(self) 연임’을 막기 위한 금융당국의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 나온 행동이다. 내년 초 새로운 CEO를 선임하는 KEB하나은행, 신한은행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대훈 농협은행장 |
임추위에는 이효익 성균관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최윤용 농협중앙회 이사 등 나머지 임추위 위원 6명이 모두 참석했고 ‘만장일치’로 이 행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의사록을 보면 “(이대훈) 후보자는 재임기간 탁월한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마케팅 역량 강화 및 선제적인 리스크관리 등을 통해 농협은행 출범 이후 최초로 손익 1조원을 초과 달성하였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 및 금융 소비자 편의를 위한 디지털 서비스 확대 등 미래 新(신) 성장동력 사업에도 장기적인 전략과 방향을 제시하며 농협은행의 경영체질 개선과 잠재 수익역량 확대 등 중장기 책임경영에 적임자라 판단해 추천한다”고 했다.
농협은행 지배구조 임원후보추천위원회규정에 따르면 이 행장은 임추위 위원으로 회의에 참석해 차기 은행장 후보 결정에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 규정을 깨고 이 행장이 불참한 이유는 금융위원회가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한 CEO의 셀프 연임을 막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가이드라인으로 미리 준수하고자 한 것이다. 이 개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중으로 내년은 돼야 통과될 전망이다.
지배구조 개정안을 보면 대표이사 등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대한 영향력 제한된다. 제17조 제2항 및 제5항, 제17조제6항 등에 따르면 임추위 위원의 3분의2는 사외이사로 구성돼야 한다. 또한 CEO 본인을 임원 후보로 추천하는 임추위에는 위원 본인의 참석과 의결권 행사를 금지된다. 감사위원 및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임추위에도 대표이사의 참석과 의결권 행사가 불허된다.
신한금융은 최근 ‘지배구조 내부규정’을 개정해 임추위에 들어갈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 규정에 있던 ‘대표이사 회장을 포함한’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며, CEO의 임추위 영향을 축소하는 방향을 잡았다.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배주주가 없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대한 CEO의 셀프연임 등 지속적인 논란이 있었다”면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문제는 결국 주주의 부재 문제에 기인하며 개선의 핵심 방향은 주주권 강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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