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3월23일 (로이터) - 미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22일(현지시간) 미국은 테러 용의자를 심문할 때 물고문이나 기타 가혹한 방법들을 동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브뤼셀 공격 후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국경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억만장자 사업가 트럼프는 NBC ‘투데이' 프로그램에 출연, 당국은 향후 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정보를 취득하는데 있어 "해야 할 모든 방법을 동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고문(waterboarding)도 좋다. 법을 확대할 수만 있다면 나는 물고문보다 더 한 것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들로부터 정보를 얻어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고문은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얼굴에 물을 부어 익사감이 들게 하는 물고문은 그 동안 미국에서 심문 기법으로 사용돼 왔으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직후 이를 금지시켰다.
트럼프는 유럽의 ‘진보적인' 법률이 잠재적 공격에 대한 당국의 대응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슬림의 한시적인 미 입국 금지를 촉구한 바 있는 트럼프는 또 특히 시리아 난민을 포함한 불법 이민자의 입국을 막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과거의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나는 대통령으로써 국경 문제에 매우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며 "특정인들이 완벽한 서류 없이 이 나라에 입국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브뤼셀에서 발생한 폭탄 공격은 국가 안보를 올해 대통령 선거의 최우선 이슈로 또다시 올려 놓았다. 이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관련, 트럼프의 고립주의와 당내 경쟁자들의 보다 전통적인 개입주의 간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2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내 미국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미국은 NATO 분담금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슬람국가(IS)는 22일 브뤼셀 공항과 지하철 객차에서 발생한 폭탄 공격을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동시 다발적 공격으로 최소 30명이 사망했다.
민주당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인들은 최근 일련의 공격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지만 군 지도부는 물고문 같은 심문 기법이 비효과적임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NBC 회견에서 "우리는 우리의 가치에 맞는 방법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고문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공화당 내 최대 경쟁자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은 오바마를 향해 수 천명의 시리아 난민을 받아 들이려는 계획을 즉시 중단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그는 또 무슬림 인구가 많은 지역에 경찰력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크루즈는 성명서에서 "무슬림 이웃들이 급진화되기 전에 경찰이 이들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
앞서 발생한 지난해 11월 파리 공격과 다음 달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공격은 많은 미국인들을 충격에 빠뜨렸으며 이에 따라 국가 안보는 올해 대선전의 최대 이슈로 재 부상했다.
로이터/입소스 조사 결과 테러 위협은 일련의 공격 후 미국의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가 지난 1월 중순 경제 문제에 다시 수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존 화이트사이즈 기자; 번역 최정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