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서울역과 영등포역의 상업시설을 운영하는 사업자로 기존 사업자인 한화와 롯데가 수성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신세계와 AK플라자도 사업자로 입찰을 검토 중이다.
24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 3일 국가에 귀속된 옛 영등포역과 서울역 상업시설을 운영할 신규 사용자 선정 공고를 냈다. 공모는 국유재산법에 따라 경쟁 입찰로 진행된다. 다음 달 3일까지 사업제안서를 받아 사전 자격심사, 가격입찰 등을 거쳐 6월 말까지 최종 낙찰자를 선정한다.
영등포역과 서울역은 30년간의 점용허가 기간(1987∼2017년)이 만료된 뒤 지난해 1월 국가에 귀속됐다. 이후 철도공단은 입주업체와 종사자 보호를 위해 기존 사업자들에게 2년간 임시 사용을 허가했다.
◆ 영등포역사, 롯데·신세계·AK '3파전'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곳은 백화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영등포역사다.
신세계는 영등포점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입찰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최종 의사 결정은 하지 못한 상태다. 유통업계 시장 상황이 녹록치 못한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영등포역사 롯데백화점 전경 |
구로 본점 철수로 서울 영업점을 사수한다는 측면에서 AK플라자 역시 입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현대백화점은 일찌감치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했다. 입찰공고에 앞서 진행된 사전 규격 공개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영등포에서 멀지 않은 여의도 파크원에 내년 신규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어서다. 이로써 영등포점 상업시설 운영권 입찰은 3개 업체의 각축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 서울역사, 마트 상생협약 발목.. 기존사업자 롯데 강점
반면 롯데마트가 영업 중인 서울역 상업시설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다.
마트의 경우 신규 사업자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인근 전통시장과의 상생협약을 체결해야 하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공고에 따르면 낙찰 이후 6개월 이내에 상생협력 계획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사업권을 반납해야 한다.
기존 사업자의 경우 상생협약을 맺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롯데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쇼핑이 사업권을 적극적으로 지켜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인테리어 등 별도의 투자비용 없이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것 또한 강점이다.
이외에 서울역 상업시설에 타사의 관심이 덜한 것은 해당 상업지가 마트로 활용되고 있어서다. 최근 대형마트 경기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이와 관련해 투자비용 대비 인수효과에 대해 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가 지금까지 운영을 잘해왔고 이미 점포 경영 능력은 검증받아 가장 적합한 사업자라고 생각된다”며 “그동안의 노하우를 살려 상업시설 운영사로 선정받아 고객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연 1500억~1800억원대의 매출이 발생하는 상위 1·2위권 매장이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명동과 광화문 등 서울 시내와 가까워 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지난해 기준 5000억원의 매출을 냈다. 본점이나 잠실 등 대형 점포를 제외하고 서울 점포 중에서는 노원점과 더불어 3~4위권 주력 점포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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