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월14일 (로이터) - 환율이 나흘 만에 하락했다. 하지만 낙폭은 크지 않았고 전날 올라선 1130원대 레벨은 유지됐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3.80원 낮은 1132.10원에 최종 거래됐다.
오전중 잠시 1130원을 뚫고 내려가 1128원대까지 밀려나기도 했으나 이후 1130원대를 회복한 뒤 줄곧 이 레벨을 유지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어수선한 대외 여건 영향에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밤사이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7개월래 고점에서 밀려난 영향을 받아 하락 출발한 환율은 그러나 장중 달러화 강세가 재개되면서 반등하기도 했다.
같은 아시아지역 통화인 싱가포르달러 환율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이날 싱가포르달러 환율은 오전중 1.37싱가포르달러대로 하락했다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1.39싱가포르달러 수준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국제 외환시장 분위기를 따라 오락가락했다"면서 "오후 들어선 다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고 달러/원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역외쪽 움직임도 혼조였다"면서 "어제 차트상으로 위쪽이 열린 만큼 크게 밀릴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상승(+0.36%) 마감됐다. 삼성전자 주가가 이틀째 반등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소폭의 매수 우위로 거래를 마쳤다.
▲ 상승세 주춤..주말 美 환율 보고서 주목
환율의 상승세가 나흘만에 중단됐다. 하지만 어렵게 올라선 1130원대를 유지하는 등 추가 상승의 여지는 남겨두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날 장중 저점이 1128원대의 전고점으로 환율이 이 레벨에서 지지를 받으며 반등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는 참가자들도 있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기술적으로도 위쪽이 열린 그림이고 심리적으로도 아직 불안한 요인들이 쌓여있는 만큼 숏 마인드를 갖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스권이 위로 열렸지만 환율의 추가 상승이 시원스럽게 펼쳐지기는 어렵다는 진단들도 나온다. 차트상으로는 120일 이동평균선이 지나는 1140원이 다음 저항선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의 딜러는 "오늘도 보면 1120원대 후반이 강한 지지선으로 변신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서 "하지만 최근의 상승 추세가 더 이어지기엔 재료나 모멘텀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 금리 인상 재료도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볼 수 있고 1140원, 다음 1150원 정도가 만만치 않은 저항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 재무부의 하반기 환율 보고서가 오늘 밤을 포함해 이번주말 안에 발표될 가능성이 있어 그 내용이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이미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 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으로 지목된 바 있는 만큼 이번 보고서의 내용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시가 1131 고가 1136.6 저가 1128.5 종가 1132.1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72억76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5억4300만 달러
▶ 17일자 매매기준율 : 1132.9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 유가증권시장 323억원 순매수
(이경호 기자; 편집 임승규 기자)